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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밀착한 尹·빈 살만…'비전 2030 협력' 7개 분과로 넓혔다

[韓-사우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합의]

尹 "사우디, 경제 안보 핵심 동반자"

빈 살만 "획기적 협력 강화" 화답

北 핵실험 땐 단호한 대응 강조도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신설 결정

방산·문화적 교류도 확대될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년 5개월 만에 한국을 찾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국가 정상급 이상의 예우를 표했다. 군주 국가인 사우디는 국왕이 상징적인 국가 정상이지만 9월 빈 살만 왕세자가 정부의 공식 수반인 총리에 오르며 사실상 정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한과 함께 약 100조 원에 달하는 양국의 투자 협약 선물을 들고 온 빈 살만 왕세자를 해외 정상급 수반 가운데 처음으로 대통령 관저에 초청해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가족 공간인 거실과 정원에서 환담을 했고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한식을 대접하며 종교문화적 예우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날 새벽에는 외교부 장관이 나가는 공항 영접 역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서며 격을 차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오전부터 확대회담과 단독회담·오찬까지 대통령 관저에서 약 세 시간 동안 밀착했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사우디가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 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왕세자의 주도 하에 (추진되는)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도 “수교 이래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나아가 윤 대통령에게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세 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가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에너지 개발과 탄소포집기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과 관련한 협력을 희망했고 방산 분야도 사우디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중소기업 등이 ‘비전 2030’에 참여해줄 것도 제안했다.

주목할 대목은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3시간에 걸친 대화를 통해 한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경제안보를 포괄하는 전략적 관계로 강화한 지점이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의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중동 국가 가운데 안보 협력을 포괄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나라는 원전을 수출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유일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회동으로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사우디가 중동에서 한국의 두 번째 전략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전략파트너십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담으로 양국이 참여한 ‘비전2030위원회’ 역시 에너지와 농수산분과를 신설해 총 7개 분과(산업·에너지·스마트인프라·교육문화·보건생명과학·중기투자·농수산)로 확대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또 “북한의 위협 억제와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도 표했다. 한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전략적 단계로 접어들면서 양국이 경제안보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대통령실은 빈 살만 왕세자가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강조했고 ‘담대한 구상’에 대한 사우디의 지지 역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회담으로 양국은 경제안보를 비롯해 방산·문화적 교류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을 쥔 30대의 빈 살만 왕세자는 내부적으로는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사회문화적으로 중동의 중심국이 되는 국가 혁신 전략인 ‘사우디 비전 2030’도 당시 경제개발위원회(CEDA) 의장이었던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한 개혁안이다.

변화의 바람을 탄 사우디는 인터넷이 확대되며 K팝과 K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면서 양국의 문화적인 접점도 확대됐다. 방탄소년단(BTS)이 2019년 현지 단독 콘서트를 여는 등 양국의 교역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에서 문화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가 되기로 하면서 신도시 건설과 방산을 포함한 안보 분야까지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는 석유 중심에서 첨단산업과 문화적 역량을 선도하는 중동의 중심국이 되려고 하고 한국이 좋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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