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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각박한 성탄절…유럽 조명 꺼지고 美선 선물·기부 ‘뚝’

런던부터 코펜하겐까지 쇼핑가 점등 최소화

크리스마스마켓도 점등 시간 늦추고 LED로 대체

야외 스케이트장, 롤러스케이트장으로 운영

인플레에 미국인 선물 개수, 작년 16개→9개로 감소

독일 중부 마그데부르크에서 이달 7일(현지 시간) 한 상인이 크리스마스마켓 오픈을 위해 전구를 점검하고 있다. DPA연합뉴스




올해 서방의 크리스마스는 예년보다 어둡고 각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을 추진하는 유럽에서는 성탄절 조명 점등 시간을 최소화하기로 했고 미국에서는 고물가로 선물과 기부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일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때 온 거리에 조명을 밝히던 영국 런던 옥스퍼드스트리트가 올해 점등 시간을 8시간으로 줄이고 전구를 에너지절약형 저전력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꿔 전력 소비량을 3분의 2로 줄이기로 했다. 스위스 취리히의 대표 쇼핑가인 반호프스트라세도 점등 시간을 예년의 절반인 5시간으로 줄인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주요 쇼핑가의 연말 점등 시기를 2주 늦추고 일일 점등 시간도 16시간에서 6시간으로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연말이면 화려한 크리스마스마켓을 여는 유럽 중소 도시들도 전기 절약에 동참한다. 프랑스 최대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려 ‘크리스마스의 수도’로 불리는 스트라스부르는 성탄절 조명을 LED로 교체했다. 프랑스 동부 뮐루즈도 점등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로 늦춰 전력 소비량을 약 35% 절감할 계획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시 차원에서 점등 시간에 제한을 두고 뢰머광장 크리스마스마켓은 화장실 난방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설명


아이스링크도 사라져간다. 프랑스 서부 도시 투르는 올해 야외 아이스스케이트장을 롤러스케이트장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빙질을 단단하게 관리하는 데 상당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투르시 마르탱 코엔 에너지·환경 담당 부시장은 “최근 몇 년간 연말 기온이 10∼15도인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고 야외 아이스링크를 운영하는 것은 비용 문제를 떠나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에 지친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 선물과 기부금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딜로이트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미국인들이 올해 평균 9개의 선물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의 16개에서 대폭 줄어든 숫자다. 가계 경제심리를 파악하는 콘퍼런스보드도 미국인들이 올해 선물 지출액을 지난해의 648달러에서 613달러로 줄여 책정했다고 전했다. 연간 자선 기부금의 20~30%가 집중되는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의 모금액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네스 호더 미 구세군 간부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전년 대비 25~50% 늘어난 반면 기부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금 모금협회인 기빙튜즈데이에 따르면 이미 올 2분기 기부자 수는 500달러 미만 기부자가 감소한 탓에 전년 대비 10% 이상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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