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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선방" vs "최악 침체"…내년 세계경제 놓고 '갑론을박'

WSJ "우려했던 것보단 괜찮아"

더그 리언 "금융위기때보다 심각"

엘에리언 "경기 순환상 침체 아냐

경제·금융시스템 구조적 대전환중"

공급 확대 위한 구조개혁도 촉구

한 컨테이너선이 독일 빌헬름스하펜에 정박해 있다. AP연합뉴스




기로에 선 세계 경제의 향방을 둘러싸고 국제 경제계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내년 성장세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심각한 침체는 피할 수 있다”는 비교적 낙관적 관측부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한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비관론까지 전망은 제각각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지금의 세계 경제가 “단순히 경기 침체냐 아니냐의 차원이 아니다”라며 경제가 구조적인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전문가들이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애덤 포즌 회장은 “유럽 정부가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에 대응해 예상보다 많은 재정을 뿌렸다”며 “유럽의 경제 주체들도 에너지 절약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세계 경제의 75% 이상이 실제로 꽤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상대적으로 짧은 침체를 겪은 뒤 이르면 내년 4분기 플러스 성장 국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게다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경기 반등에 성공한다면 유럽 등의 경기 위축을 만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WSJ는 “많은 분석 기관들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내외로 팬데믹 이전 10년 평균 성장률인 3.3%에 못 미칠 것으로 보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의 저명한 벤처투자자 더그 리언 세쿼이아캐피털 파트너는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의 경기 침체가 2000년·2008년보다 더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전 세계 금리가 오르면서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기 시작했고 에너지 위기로 지정학적 도전에도 직면했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에서 빠르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테크 기업의 시장가치도 2024년까지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어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이코노미스트 대행인 알바로 페레이라는 “상황이 잘못될 위험이 지난 몇 달 전보다 더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엘에리언 고문은 최근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지금은 단순히 경기 순환 주기상의 경기 침체 국면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한가운데에 있다”고 짚었다. 그는 △수요 부족에서 공급 부족으로 전환 △끝없는 유동성 공급의 종말 △금융시장의 취약성 증가 등을 현 상황의 특징으로 꼽으며 “정부·기업·가계가 “구조적인 변화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수록 관련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에리언 고문은 “금융위기 이후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제성장 부진의 원인을 수요 부족으로 보고 막대한 유동성을 풀었지만, 이제 수요가 공급을 초월했다”면서 “팬데믹 기간 중에는 공급 부족이 코로나19 봉쇄 때문인 줄 알았지만 점점 구조적 요인 탓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이 동맹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프렌드쇼어링’을 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친환경 생산 체제 전환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중앙은행들의 장기적인 긴축은 시장 변동성을 키워 시장 기능을 위협할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현대화 등 구조 개혁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금융감독 방식 개선과 각국의 공조 강화로 금융 리스크를 예방해야 한다고 엘에리언 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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