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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전기버스와 금투세

강도원 증권부 차장





서울 전기버스 1위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전(戰)에 혜성처럼 나타나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에디슨모터스의 계열사인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의 주가는 보름 새 일곱 차례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7100원에서 4만 7950원으로 6.7배 뛰었다. 에디슨EV가 쌍용차를 통해 전기차 사업을 할 것이라는 풍문을 시장에 퍼뜨리고 투자조합 5곳이 지분을 사들인 탓이다. 하지만 인수는 없었고 주가는 폭락했다.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1621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자금 조달책 6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에디슨EV의 소액주주는 6월 말 기준 10만 4615명, 피해액만 7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슈퍼왕개미’로 불리던 1983년생 김 모 씨는 최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올해 6월과 7월 초 두 번에 걸쳐 신진에스엠 주식을 사들이고 ‘회사의 경영권 확보 및 행사’ 등을 주식 보유 목적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46억 원 상당의 차익을 봤다. 검찰은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양지사 지분 5.25%를 사들였다는 공시 배경도 따지고 있다.

새롭지도 않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금융투자세 때문이다.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국내 증시가 아직 미국 등 선진국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는 정황은 너무 많다. 기업형으로 진화한 작전 세력은 무자본 인수합병(M&A)의 밑천으로 전환사채(CB)를 찍고 개미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대주주의 배를 불린다. 코스피에서는 승계를 앞둔 일부 기업이 지배구조를 위해 주가를 누르기도 한다. 증권사에서 “지주사의 주가가 평균 57% 할인됐다”며 매수 리포트가 나오는 서글픈 현실이다.



투자 환경은 어떨까.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회계 투명도는 2017년 기준 63개국 중 63위, 주주 환원율은 미국(95%)의 3분의 1 수준인 30%,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신흥국의 58%, 동아시아 국가의 69%에 머물러 있다.

야당은 금투세 도입 시 늘어날 과세 대상은 전체 개인투자자의 1% 내외라지만 그 1%가 과세 충격에 주식을 매도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결국에는 또 개미가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 상위 0.5%의 주식 보유액은 50%에 육박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정의를 실현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증권시장 상황을 한 번만 살펴보자. 코스피와 연관계수(0.86)가 가장 높다는 일평균 수출 금액은 이달 20일 기준 전년 대비 17%가 줄었다. 4분기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산업의 뿌리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 하단을 2100 이하로 보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임원은 “레고랜드가 울고 싶은 자본시장의 뺨을 때렸고 채권시장은 마비됐다”며 “살얼음판을 걷는 증시에 금투세가 가져올 영향은 어디까지일지 감을 잡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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