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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라 쓰고 전쟁이라 읽는다…美-이란 16강 외나무다리 대결

정치적 숙적, 30일 최종 3차전

이슬람 엠블럼 삭제 놓고 갈등 격화

美, 공격수 웨아 앞세워 필승 다짐

이란은 2골 터뜨린 타레미에 기대

미국 대표팀 공격수 티모시 웨아. 신화연합뉴스




이란 골잡이 메디 타레미. AP연합뉴스


안 그래도 첨예한 신경전이 예상됐던 경기가 이제 거의 전쟁 분위기로 격화했다.

미국 축구 대표팀이 소셜미디어에 이란 국기를 올리면서 국기 가운데의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삭제한 일로 이란이 강력 반발한 가운데 두 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놓고 외나무다리 대결을 벌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 미국과 랭킹 20위 이란은 30일 오전 4시(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1승 1패의 이란이 승점 3으로 2위, 미국은 2무승부의 승점 2로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둘 중 이긴 팀은 무조건 16강이고 지면 탈락이라 양 팀 다 사생결단의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AP통신은 27일 미국 대표팀의 이란 국기 변형 소식을 전하며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미국 대표팀의 입장을 보도했다. 이에 이란축구협회 관계자는 통신에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이를 FIFA 윤리위원회를 통해 따져보려 한다. 미국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미국 대표팀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이란 국기가 다시 원래 국기 모양으로 돌아왔지만 16강 진출이 걸린 일전을 앞두고 미국이 이란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모양새인 것은 분명하다. 이란 측은 “미국은 월드컵에서 즉시 퇴출돼야 하며 10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의문사한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시위가 촉발됐고 반정부 시위는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미성년자 63명을 포함해 44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는 집계도 있다. 이란 내 여성 인권 문제와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등을 이유로 이란의 이번 월드컵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란 선수들은 잉글랜드와의 이번 대회 1차전에서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 퍼포먼스로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 팬들 중 상당수는 이란 선수단이 이란 정부를 대표하는 것으로 간주해 비판하고 야유를 보낸다. 웨일스와 2차전 때는 경기장 밖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 쪽 입장을 옹호하는 세력 간에 충돌이 빚어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이란이 2 대 0 승리를 따냈다.

미국과 이란이 정치적으로 앙숙 관계를 이어온 사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만날 때마다 혈투가 벌어지고는 했다. A매치 전적은 1승 1무로 이란의 우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란이 2 대 1로 이겼고 2000년 친선 경기에서는 1 대 1로 비겼다. 프랑스 월드컵 당시 이란은 조 3위(1승 2패), 미국은 최하위(3패)로 두 팀 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은 이번 대회 팀 내 유일한 득점자인 티머시 웨아(릴)의 한 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웨아는 아프리카 축구의 전설이자 라이베리아 대통령인 조지 웨아의 아들로, 어머니의 나라인 미국 대표로 월드컵에 나왔다. 이란은 2골의 메디 타레미(포르투)를 믿고 있다.

30일 0시에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A조에서는 네덜란드, 에콰도르(이상 1승 1무), 세네갈(1승 1패)이 2장의 16강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개최국 카타르를 상대하는 네덜란드가 다소 유리하고 에콰도르와 세네갈 경기 승자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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