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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한영웅' 박지훈, 피 땀 눈물은 배신하지 않는다

'약한영웅' 박지훈 / 사진=웨이브 제공




대중이 기억하는 배우 박지훈은 '프로듀스 101'에서 "내 마음속에 저장"을 외치던 귀여운 소년이었다. 그런 그가 '약한 영웅 Class1'을 통해 싸늘하고 외로운 캐릭터로 변신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귀여운 모습은 내려놓고, 성숙하고 냉철한 얼굴을 보여줬다. 자신의 틀을 깨고 새로운 옷을 입은 박지훈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1'(극본 유수민/연출 유수민/이하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시은(박지훈)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부모의 이혼과 무관심으로 늘 외로운 시은은 자신의 앞길을 막는 이들에게 싸늘하기만 하다. 그의 관심은 오직 공부와 성적. 그런 그가 폭력의 한 가운데 들어가게 되고, 타고난 머리를 이용해 적과 맞서기 시작한다.

시은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지만,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다. 한마디로 모범생은 도덕적으로도 모범적일 거라는 편견에 한 방을 때린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박지훈은 이런 시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차근차근 자신의 마음을 대입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때 어떤 감정이 드냐'고 물어봤어요. 5명 중에 3명은 '화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시은은 항상 백 점을 맞는 게 당연한데, 영빈으로 인해 시험을 망치잖아요. 어떻게 보면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거죠. 일상에 누군가 침투해서 방해한 게 엄청 크게 다가온 거예요."

"저도 그 부분에선 시은과 비슷해요. 전 사야 되는 물건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사야 되고, 계획이 뒤틀리면 복잡하고 예민해지는 성격이거든요. 왜 그런 감정인지 이해가 됐어요. 또 시은이 한 번 잡은 건 끝까지 가는, 집요한 면이 있는데 그 부분도 저랑 비슷해요. 저도 안 되는 게 있으면 '왜 안되지?'라는 마음에 독기를 품어요. 내가 뒤처지는 게 있으면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요."

'약한영웅' 스틸 / 사진=웨이브 제공


시은에게 두려움이 없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시은은 냉철하고, 끝까지 가는 성격인데, 일 대 다수인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싸움을 이어나간다. 피지컬 차이에도 압도 당하지 않고, 오히려 지형지물을 이용하면서 자신만의 싸움을 완성한다.

"시은은 냉철하고 불안해하지 않는 성격이잖아요. 지고, 이기고를 떠나서 내가 맞고 너는 틀려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할 일을 했기 때문에, 상황에 차별을 두지 않는 인물이라고 해석했어요.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싸울 때 계획까지 철저히 세워요. 계획과 냉철함이 시은을 두렵지 않게 만드는 거예요."

처연하고 외로운 시은의 분위기는 지난날의 박지훈을 돌아보며 완성시켰다. 그룹 활동 후 솔로가 되고 난 후 혼자가 됐을 때 치밀었던 외로움을 시은의 외로움으로 녹인 거다. 여기에 인물의 관계마다 차이를 두면서 이야기적으로 시은의 외로움을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제가 갖고 있는 무기는 눈이에요. 눈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걸 좋아하고, 대중과 눈으로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어요. 이번에 유독 그게 잘 전달된 것 같더라고요. 눈빛은 상황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연습을 따로 하거나 보여줘야겠다고 의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싸늘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아저씨'를 참고했다고. 고독하고 내면의 잠재된 화가 있는 시은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를 오마주 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내면의 아우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누군가를 때리겠다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려고 방향성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무표정이 나오고, 자연스럽게 냉철함이 따라왔다.

"시은은 항상 책상에 앉아 있는 인물이잖아요. 자연스럽게 어깨도 비대칭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걸어 다니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을 거고요. 외향적으로는 왜소해 보이려고 했어요. 체형적인 연구를 했죠. 그런데 제가 통뼈다 보니 프레임 안에서 넓게 보이더라고요. 최대한 살과 근육도 빼려고 했는데, 5kg 정도 빠졌더라고요. 액션 스쿨 다니면서 지방을 뺐고, 몸에는 안 좋지만 근육을 빼기 위해서는 잘 먹지 않았어요."

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피, 땀, 눈물을 흘리면서 찍은 거친 액션은 박지훈을 한층 성장하게 만들었다. 고생했기에 더 애틋하고, 눈물이 날 정도로 애정이 간다. 먼지 나는 곳에서 다 같이 구르면서 전우애도 생겼다. 모든 건 박지훈이 배우는 과정 중 일부였다.

"상가 뒷골목에서 싸웠던 신이 생각나요. 그날 엄청 더웠는데, 수호는 바람막이를 입었고, 석대(신승호)는 맨투맨을 입었고, 저는 가디건을 입어서 더 힘들었어요. 서로 힘들면서 찍으니 더 빨리 친해진 것 같아요. 고통을 이겨내고 찍었는데, 장면이 잘 나오니 기분도 좋았고요. 나중에는 수호처럼 정말 싸우는, 날 것의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액션부터 내면 연기까지. '약한영웅'은 박지훈에게 많은 배움을 준 작품으로 기억될 거다. 시은 캐릭터 자체를 놓고 보면,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냉철하고 강단 있는 모습을 배웠다. 특히 함께한 최현욱과 홍경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얻은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배우라는 직업은 참 신기해요. 제가 필모그래피가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만, 캐릭터를 연구하고 작품을 찍으면서 더 배울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걸 배우거든요. 홍경은 연기의 정석이에요. 작품 들어가기 전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걸 보면서 '연기는 저렇게 해야 되는구나'를 느꼈어요. 최현욱은 대사의 자유도가 많고, 아이디어도 풍부해요. 보면서 '준비를 해오는 걸까? 재능일까?'라고 생각할 대가 많았죠. 부러웠습니다."

또 '약한영웅'은 성숙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귀여운 이미지를 갖고 있던 박지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나쁜 눈'을 가진 배우라는 걸 입증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망이 있던 박지훈의 갈증을 채워준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감독님이 '시은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할 수 있다며 뭘 하고 싶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전 수호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답했죠.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자유로운 수호가 탐났어요. 또 길수(나철) 역할도 좋아요.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제가 악역처럼 생기진 않았잖아요. 그럼에도 뼛속까지 나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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