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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로 시작, 클래식까지…음악 통한 '성장의 희열'

['꿈의 오케스트라', 청소년과 사회를 밝히다] <상> 서울 성동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도 4곳 출범

수도권서 군까지 전국 51곳 운영

성동구 2018년 첫 구립기관 전환

단원 60%, 취약층 자녀들로 구성

9~10년 활동…성취감·사회성 높여


‘꿈의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에서 오케스트라를 통해 청소년들의 음악 및 사회교육을 이어가는 ‘엘 시스테마’의 한국판을 표방하며 만들어졌다. 2011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도로 4곳이 출범한 이래 현재까지 전국 51개 지역에서 꿈의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있으며, 그 지역은 수도권 대도시부터 군 단위까지 다양하다. 각 지역별로 청소년의 음악은 물론 사회성까지 밝히는 꿈의 오케스트라의 현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서울 성동구 꿈의 오케스트라의 윤용운 지휘자와 단원들이 지난 달 25일 열린 정기공연에서 무대를 꾸미고 있다. 사진 제공=성동문화재단




서울 성동구의 꿈의 오케스트라는 여러 모로 최초의 기록들을 많이 남겼다. 2012년 6월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창단한 꿈의 오케스트라일 뿐 아니라, 2018년 전국 최초로 지자체 단위에서 조례를 만들어 구립 기관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그 덕분에 전국의 꿈의 오케스트라 중 가장 안정적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서울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당시를 돌아보며 “단순 음악 교육을 넘어 사회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7년차에 접어들며 정부 지원이 줄면서 자립하지 못하면 해체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이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구 차원의 지원 방안을 모색한 결과 구립 예술단체로 재창단했다”고 말했다. 재창단 후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예술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연습 장소 및 전문 강사의 확보, 교류와 성장의 기회도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 성동구 꿈의 오케스트라의 윤용운 지휘자와 단원들이 4월 진행했던 야외 버스킹 공연의 모습. 사진 제공=성동문화재단


실제로 꿈의 오케스트라가 주는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정 구청장은 “인생에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에 가정 환경이 어려운 경우 기회가 제한되는데,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꿈의 오케스트라의 경우 단원의 60%가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을 기회조차 없는 취약계층 자녀들로, 이들은 악기 잡는 법 같은 기초부터 시작해 공연 무대에 함께 오르는 경험까지 하게 된다. 창단부터 지금까지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하고 있는 윤용운 지휘자는 “악보도 못 보던, 악기 포지션도 모르던 친구들이 동요로 시작해서 3~4년 지나면 클래식 곡을 연주하며 스스로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덕분에 창단 당시 초등학생 중심 38명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3까지 현악·관악·타악 등 11개 파트에서 총 50명이 참여한다. 학생들이 9~10년간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으로, 성장 과정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해서 단기간에 오케스트라 활동을 접는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서울 성동구 꿈의 오케스트라의 윤용운 지휘자와 단원들이 지난 달 25일 열린 정기공연에서 무대를 꾸미고 있다. 사진 제공=성동문화재단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특성상 아이들의 사회성을 높이는 효과도 컸다. 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를 ‘사회를 구성하는 연합체’에 비유했다. 그는 “오케스트라 속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하듯, 사회에서도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회성 교육을 수시로 강조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로부터도 오케스트라를 통해 사회성을 배우고, 이해심도 늘고 생각이 깊어졌으며 성격도 원활해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성동구 꿈의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사람들 모두 현 시점에서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정 구청장은 “해외 자매결연 도시와 교류를 통해 해외 문화를 체험하고 견문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엘 시스테마’로 시작된 성동구 꿈의 오케스트라가 이젠 다른 나라에 희망의 전달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윤 지휘자는 “성동구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작은 지자체가 문화활동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예술가 배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깊이 있는 음악을 위한 전문성 교육을 강화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사진 제공=성동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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