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성 2명이 애플의 분실물 추적 장치 ‘에어태그(Airtag)’로 인해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며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각각 전 남자친구와 별거 중인 남편이 에어태그로 자신들의 위치를 추적해 피해를 봤다며 지난 5일 애플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에어태그는 애플이 지난해 4월 29달러(약 3만8300원)에 출시한 동전 모양의 블루투스 기기로, 이를 소지품에 부착하면 아이폰 등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소장에 따르면, 텍사스에 거주하는 로렌 휴스는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3개월이 지난 2021년 8월, 자신이 에어태그로 추적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 남자친구는 휴스에게 위협적인 음성 메시지를 보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모욕적인 게시물을 올렸다.
휴스는 스토킹을 피해 이사까지 갔지만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승용차 바퀴 부분에 에어태그를 설치해 위치가 쉽게 추적당했다고 주장했다.
뉴욕에 거주 중인 익명의 여성은 전 남편이 아이의 가방에 에어태그를 넣어 자신의 움직임을 추적한 뒤 희롱하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에어태그를 발견하고 작동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기도 했으나 곧 다른 에어태그가 그 자리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어태그가 스토킹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인디애나에서 한 여성이 남자친구 차에 에어태그를 설치해 추적한 뒤 살해하려 한 사건이 있었다. 에어태그는 차량 도난에도 이용돼 왔다.
지속적으로 비판이 제기되자 애플은 지난 2월 에어태그를 악용한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알 수 없는 추적을 알리는 등 보안책을 강화한 바 있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두 여성은 그러한 안전장치들이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애플은 에어태그에 안전장치를 내장했다고 하지만 그 장치는 누군가 추적당하고 있을 때 즉시 경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애플이 안전하지 않은 장치를 부주의하게 출시했다고 비난하면서 에어태그로 인해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대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은 해당 소송과 관련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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