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등 양국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지도록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2일 약 1시간 15분 동안 화상으로 진행된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것은 올 8월 박 장관이 중국 칭다오를 방문해 이뤄진 대면 회담 이후 4개월 여 만으로, 10월 시 주석의 집권 3기가 시작된 뒤로 첫 한중 외교수장 간 소통 채널이 가동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당초 왕 위원은 연내 방한해 한중 외교장관 대면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중국 내 사정 등을 감안해 화상으로 우선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이 폭넓게 논의된 이날 회담에서 두 장관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입각한 새로운 한중협력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두 장관은 외교장관 상호 방문을 포함해 앞으로 2+2 차관급 외교안보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인문교류촉진위원회, 1.5트랙 대화 등 다양한 수준에서 고위급 교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외교부간 ‘한중 미래발전을 위한 공동행동계획’ 채택을 위한 협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공급망 소통 확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공식 협상의 조속한 재개, 항공편 증편, 인적교류 확대 및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인 협력 성과를 내기 위한 협력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앞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시 주석과 윤석열 대통령은 한중관계의 건강하고 성숙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고위급 교류와 소통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 바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두 장관은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한중간 ‘공동 이익’이며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중국 측이 한국의 ‘담대한 구상’ 등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적극 지지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점도 전달했다. 왕 위원은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양측은 경제 회복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관련 대응에 광범위한 공동이익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긴밀히 소통,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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