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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린 연준 비둘기파…시장도 "속도조절 넘어 내년 1분기 인상종료" 무게

[ 美, 물가 상승률 7.1% 예상치 하회]

11월 CPI·근원 CPI 2개월 연속

시장 전망보다 낮아 긴축 감속 기대

내년 금리 4.75%~5.0%로 끝날 듯

바이든도 인플레 둔화 기정사실화

일각 "연준 강경대응 할수도" 경고

미국 일리노이주 버넌힐스의 한 판매점 앞에 직원을 구하는 안내판이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11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또다시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월가부터 미국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인플레이션 완화와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시장은 기준금리가 내년 1분기 4.75~5.0%에 도달하는 것을 끝으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1% 올라 전월(7.7%)보다 상승률이 0.6%포인트 둔화됐다. 시장 전망치였던 7.3%도 밑도는 수치다. 전월 기준으로도 0.1% 올라 전월 상승률(0.4%)과 예상치(0.3%)를 모두 하회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시장 예상치인 전년 대비 6.1%를 소폭 밑돈 6.0%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도 0.2%로 전망치(0.3%)보다 낮았다. CPI와 근원 CPI가 모두 2개월 이상 시장 전망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8년 8~9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에우제니오 알레만은 “10월에 이어 11월 CPI도 하락하면서 이제 더 이상 ‘한 번의 지표로 추세를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게 됐다”며 “인플레이션은 명백하게 하락 궤도에 올라섰고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서비스 물가 상승률의 둔화다. 11월 근원 서비스 CPI는 전월 대비 0.4% 오르며 10월(0.5%)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서비스 부문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상승세가 잘 둔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컸던 항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가장 주시하고 있는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도 진정세가 뚜렷하다. 블룸버그가 이날 별도 산출한 주거비 제외 근원 서비스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해 9월 0.8%, 10월 0.4%보다 크게 둔화됐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에너지와 주거를 제외한 서비스 부문은 건강관리 및 교육·이발·접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서비스를 포괄한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의 미래 흐름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범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경제를 짓눌러온 인플레이션 부담이 확연하게 완화된 점을 가장 먼저 반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CPI 발표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나의 경제계획이 효과를 내고 있고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나의 목표는 경제성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물가 인상을 통제하고, 노동시장을 탄력적으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라며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이날 “예기치 않은 충격이 없다면 내년 말까지 훨씬 더 낮은 인플레이션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기정사실화했다.

예상보다 빠른 물가 상승 둔화에 연준의 속도 조절론에도 힘이 실린다.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프스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는 내년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는데 이제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속도 조절을 넘어 최종금리 하락과 조기 인상 중단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내년 5월 기준금리는 3월과 동일한 4.75~5.0%에 머무를 확률이 44.6%로 가장 높다. 전날까지는 2월 또는 3월에 기준금리가 5.0%까지 오른 뒤 5월에 또다시 5.25%까지 오르는 등 여러 경우의 수가 비슷한 확률을 보였다. 내년 말 기준금리도 전날까지는 4.5~4.75%가 될 확률(30.3%)이 가장 높았지만 이날은 4.25~4.5%에 그칠 확률(30.0%)이 가장 높았다.

다만 시장의 이 같은 낙관론이 오히려 연준의 강경 대응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브렛 라이언은 “금융 상황이 완화되면 기업과 가계가 자금을 빌리기 더 쉬워지기 때문에 연준이 CPI에 대한 시장 반응을 걱정할 수 있다”며 “이는 수요를 낮추려는 연준의 목표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 있더라도 연준 목표치인 2% 도달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랙록의 아이셰어 미주투자전략 책임자인 가리 차우드후리는 “서비스 물가는 경직성이 강하고 임금 상승을 반영하고 있어 둔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연간 인플레이션이 9%에서 5%로 내려가는 것보다 5%에서 2%로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려운 만큼 내년 인플레이션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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