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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국민연금, 해외 투자 환헤지 10%로 상향…달러 공급 40조원 늘린다

환율 급등시 '원화 안정' 방파제 역할

내년 목표 초과수익률 0.20%P로 낮춰





897조 원의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시 환 헤지 비율을 10%로 한시 상향하기로 했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 원화 안정을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비상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을 40조 원 이상 늘릴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국민연금공단 서울 북부지역본부에서 조규홍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제6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이례적인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다시 발생할 경우 시장 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외환 익스포저 규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시장 상황에 따라 환 헤지 비율을 10%까지 한시 상향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은 9월 말 기준 해외 주식 247조 5000억 원, 해외 채권 70조 원 등 총 3400억 달러가량이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 비율을 상향하면 시장에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위해 달러 선물환을 매도하면 은행은 선물환 매수 포지션이 돼 외화를 차입해 시장에 매도하기 때문이다. 달러 공급이 늘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국민연금은 2018년 이후 해외투자 전체에 대해 환 헤지를 하지 않고 100% 환 오픈을 투자 원칙으로 해왔다. 다만 전체 해외 자산 중 ±5% 이내에서 환 헤지를 할 수 있게 했지만 실제로는 활용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달러뿐 아니라 유로·파운드 등 다양한 통화 기반의 자산을 운용하는 데다 글로벌 큰손으로 장기 투자자여서 환 오픈 전략이 수익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환 헤지는 비용을 수반하고 국민연금의 대규모 외화 자산을 헤지해줄 금융기관도 마땅치 않아서다. 다만 한국은행이 최근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협정을 맺어 환 헤지 전략을 쓰기는 수월해졌다.



국민연금은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당장 적용하지는 않고 환율이 달러당 1500원에 육박하는 등 극도로 비정상적인 경우에만 활용할 방침이다. 올 10월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26원 66전을 기록했고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 이날에는 1305원 40전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관계자는 “10월과 같은 과도한 환율 상승이 아닌 시장 상황에서는 국민연금의 환율정책 기준상 환 헤지 대상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향후 발생할 환율 상승 시에 하락을 예견하고 한은을 통해 환 헤지를 한다면 국민연금 자금 운용과 외환시장 안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 헤지 전략은 환율이 일정 기간 안정 상태로 돌아오거나 고환율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해제된다.

정부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과 7대 공제회에도 해외 자산에 대한 환 헤지 비율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기관은 상대적으로 국민연금에 비해 해외 투자 자산 규모가 작아 부분적으로 환 헤지 전략을 펴왔다.

한편 기금운용위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내년도 목표 초과 수익률은 현행(0.22%포인트)보다 소폭 내린 0.20%포인트로 설정했다. 조 위원장은 “내년 세계 경제는 장기간 고금리 유지로 인한 수요 위축과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면서 “기금운용본부는 장기 투자자로서 안정적 수익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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