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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태의 뇌과학]우리의 새해 결심은 왜 대부분 실패할까

◆작심삼일의 뇌과학

행동 결심은 여러 단계에 걸쳐 일어나

1월1일 하루만에 변화 이루긴 어려워

장기적 목표를 위한 단기 보상도 중요

현재 감사한 일 떠올리는것도 좋은 방법





곧 새해가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결심으로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곧 지고 말 것이다. 과거의 수많은 새해 결심들이 그래왔듯이. 최근의 연구는 결심의 성공률이 사실은 10% 이하이고 새해 결심의 25%가 1월의 두 번째 주가 되기 전에 포기된다고 보고한다. 우리는 과거의 숱한 실패의 경험으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절대로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심리학이 알려주는 작심삼일 이면의 진정한 이유와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우리가 새해 결심에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하필 우리가 1월 1일에 맞춰 결심을 한다는 점이다. 행동의 변화에 대한 많은 심리학적 연구들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결심하는 것이 특정한 순간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단계를 포함하는 복잡한 행동임을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는 “요새 살이 좀 찐 것 같지만 아직은 괜찮아”라고 문제를 부정하는 ‘미숙고 단계(precontemplation)’에서 시작해 살을 빼는 과정의 장단점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숙고 단계(contemplation)’, 다이어트를 실제로 준비하는 ‘준비 단계(preparation)’, 헬스장에 등록하는 ‘행동 단계(action)’, 헬스장에 꾸준히 다니는 ‘유지 단계(maintenance)’의 여러 단계를 걸쳐 일어나는 일련의 행동의 변화다.

문제는 우리의 심적인 결심 단계가 1월 1일에 맞춰져 있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12월 30일에 다이어트 결심에 대한 나의 심적 상황은 “아, 살을 진짜 빼기는 해야 할 텐데….” 이 정도의 미숙고와 숙고 단계 중간의 어느 지점에 있다고 가정하자. 실제로 헬스장을 등록하는 행동 단계까지는 아직 좀 먼 상태다. 그런데 갑자기 새해 첫날이 되니 뭔가 그럴듯한 결심을 해야 할 압박을 느끼고 “올해는 꼭 매일 헬스장에 다닐 거야”라고 공허한 결심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심적인 발전 단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이러한 헛된 결심은 당연하게도 실패하게 된다. 굳이 새해 첫날에 맞춰서 결심하기보다는 정말로 어떠한 변화를 원하고 이를 위한 충분한 준비가 됐을 때 결심을 함으로써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근본적인 이유는 ‘시간적 할인(temporal discounting)’이라는 행동 경향성에 있다. 용어가 좀 난해하지만, 시간적 할인은 우리의 타고난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경향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1년 후의 100만 원은 현재 받을 수 있는 100만 원에 비해 심리적으로 그 가치가 적다고 느낀다. 일련의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1년 후에 받게 될 100달러에 대해 느끼는 실제 심리적 가치는 당장 받을 수 있는 17달러와 같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새해에 세우는 많은 목표들에 대한 성취는 일반적으로 긴 시간을 요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에 성공해 해변에서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것은 최소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오늘 저녁 친구들과 먹는 ‘치맥’이 제공하는 보상은 지금 당장 주어질 수 있고, 시간적 할인 원리에 의해 반년 후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것에 대해 지금 느껴지는 가치는 당장 치맥의 가치보다 더 작게 느껴져 다이어트가 어려워진다. 목표들의 성취(보상)는 너무나 멀리 있고 당장 주어지는 보상(예: 저축할 돈을 소비하는 것)은 너무 크게 느껴진다.

먼 시간 후의 성취보다 지금 당장의 달콤한 보상을 선택하는 우리의 경향성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보상보다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킴을 보고하고 있다. 즉각적인 만족의 추구가 야기하는 많은 문제들을 생각하면 감사하는 마음은 비단 심리적 건강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이로워 보인다. 새해에 멋진 계획을 세우는 것과 더불어 지난해에 감사할 일들이 무엇이 있었는지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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