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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 실망시키지 않는 압도적 전율

북산 대 산왕전, 스크린 위로 재탄생

마지막 10분 휘몰아치는 승부 압권

원작 애니메이션 이노우에 다케히코 연출

[리뷰]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 사진=NEW






영화 초반 오프닝 타이틀부터 본격적으로 도파민이 뿜어져 나온다. 북산고등학교 농구부 멤버 5인방이 연필로 스케치 돼 점차 생생하게 움직이는 모습, 그리고 이때 흐르는 록 베이스의 사운드트랙은 단번에 짜릿한 전율을 안긴다.

‘슬램덩크’는 1990년~1996년 ‘주간 소년 점프’(슈에이샤)에서 연재되면서 전세계 1억 2,000만 부가 팔린 전설적인 스포츠 만화다. 원작은 농구를 해본 적 없는 풋내기 강백호가 북산고 농구부에서 농구를 하며 겪는 성장과 농구에 인생을 건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을 그렸다. 폭발적인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왼손을 거들 뿐’, ‘포기를 모르는 남자’와 같은 명대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연재가 종료된 지 26년 만에 만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아 극장판으로 나왔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 속 마지막 경기였던 가나가와현 대표 북산고와 아키타현 대표 산왕고 농구부의 승부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 원작에서 조연급이었던 송태섭의 전사(前事)가 작품의 전면에 등장한다. 그 외에도 북산고 5인방인 정대만, 채치수, 서태웅, 강백호의 과거 에피소드 회상을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간다. 지난달 3일 일본에서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아바타2’,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을 제치고 4주 연속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4일부터 관객과 만남을 시작했다.







경기 연출은 가히 압권이다. 125분의 러닝타임 내내 회상 장면을 제외하면 거의 경기 인플레이 상황만으로 영화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없다. 3D(3차원) CG 애니메이션 덕에 실제 경기보다도 생생하고 입체적인 플레이와 인물을 구현해낸다. 그리고 이에 걸맞은 OST까지,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원초적인 도파민이 대방출된다. 특히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 모든 것을 걸고 사투하는 이들의 모습이 휘몰아치며 전개되는 클라이맥스는 눈을 뗄 수 없다. 원작 팬들에게 익숙한 ‘왼손은 거들 뿐’, ‘나에겐 지금이 영광의 시대’라는 명대사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영화는 송태섭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한다. 스토리는 회상이 많은 만큼 다소 루즈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힘을 주다 못해 폭발적인 경기 장면과의 전체적인 조화로는 적절하게 느껴진다. 회상 장면에서는 수채화풍의 연한 색채의 그림체로 송태섭에 대한 연민 어린 정서도 자극한다. 송태섭은 사고로 형을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결국 농구를 계속하며 농구로 스스로의 외로움을 달랜 인물이다. 아픈 가족사를 반영하며 인물 자체에 입체감과 몰입감을 더한다.

송태섭에 비해서는 함축됐지만, 다른 인물들의 디테일도 다룬다. 북산고 5인방이 이 무대에 서기까지, 농구를 선택하게 되기까지의 에피소드들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을 메인으로 하는 동시에 각 캐릭터의 히스토리를 섬세하게 녹여낸다.





스포츠 만화가 줘야 할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으니, 재미없기가 어렵다. 감동, 희열, 낭만, 그리고 ‘만화 같은’ 캐릭터들의 멋이 다 있다. 언더독이 전국 최강 고등학교를 상대로 승부를 건다. 실력은 다소 부족할지언정 이들에게는 각각, 경기에서 이겨야만 하는 필사의 이유가 있다. 이들이 코트 위에서 위기를 극복해 내는 과정을 짜릿하게 그려내며 심장 박동을 점점 빠르게 만든다. 꽤 긴 러닝타임 동안 이어지는 경기 장면을 보고 나면 진이 빠질 정도다.

여기에 일본 인기 록밴드 ‘더 버스데이(The Birthday)’와 ‘텐피트(10-FEET)’가 참여한 OST는 손에 땀을 쥐는 농구 경기와 어우러져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강백호에서 비롯되는 가벼운 개그 코드도 중간중간 극의 완급조절을 담당한다.



슬램덩크는 한국 관객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답게 사쿠라기 하나미치가 아닌 ‘강백호’, 쇼호쿠 고교가 아닌 ‘북산고’ 등 한국 관객에게 친숙할 버전으로 자막화됐다. 원작자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은 2D가 아닌 3D CG 기술로 그려졌다. 3D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은 수려하고, 회상 장면에서의 낮은 채도의 그림 역시 조화를 잘 이룬다. 원작을 본 이들은 추억의 북산고 5인방을 더욱 생생하고 완성도 있는 작화로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농구에 청춘을 건 이들을 보며 다시 한번 가슴 뛰는 원작의 추억에 젖어들어보자. 원작을 보지 않은 이라도 슬램덩크의 그 뜨거움에 새롭게 매료될 거다. 1월 4일 개봉.



+ 요약

제목 : 더 퍼스트 슬램덩크(The First Slam Dunk)

장르 : 애니메이션

원작/각본/감독 : 이노우에 다케히코

수입 : 에스엠지홀딩스㈜

배급 : NEW

러닝타임 : 125분

상영포맷 : 2D(자막, 더빙), 돌비시네마(자막)

상영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3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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