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4일 “지금 집값도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높고, 부담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세종시 국토부 청사 내 기자실을 방문해 전날 발표한 1·3 부동산대책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으며, 정부가 강력한 수준의 규제 완화안을 꺼내 들었는데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어 원 장관은 “경제 성장률이나 국민소득 수준과 함께 갈 수 있는 집값 수준으로 가야 정상적인 가격대”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정부가 파격적인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를 꺼내든 것에 대해 원 장관은 “정책 목표 대상이 빨리 움직이면 우리도 빨리 움직여야 한다. 속도와 강도에 대응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빠른 속도로 급격히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에, 경착륙을 막기 위한 완화책을 내놓았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부동산 가격은) 경제성장률 플러스 알파(α) 정도로 움직이는 게 가장 적절하다”며 “소득과 경제성장률에 연동되는 주택가격이 거시경제나 국민의 미래설계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격을 두드려 맞추려고 정책 수단을 무리하게 동원하는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1·3 부동산 대책이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주요 분양 단지를 염두에 두고 시행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특정한 단지를 고려한 것은 아니다”며 “(미분양이 확산하면) 어떠한 정책 수단도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시기상 더 늦출 필요가 없다고 봤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규제 완화로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전매제한, 실거주 완화의 소급적용 혜택을 보는 것에 대해선 “정책 시행 이전과 이후 차이가 생기는데, 언제 경계선을 그어야 하냐는 문제가 있다”며 “정책 당국의 고충이 있기에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방향이 주택을 구매하라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떨어지는 칼날은 맨손으로 잡지 않는다”며 “우리가 정책적으로 특별공급을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청약시장과 특별공급 시장부터 (정부가) 밑단을 쌓아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신호를 주고 끌고 나가는 것이지 (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장 집을 사라거나 빚 내서 집 사라는 등 과거 기사 제목을 언급하는데, 지금 대출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주택을 갈아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전세사기 대책에 대해선 “세입자와 집주인, 대행사가 서로 짜고 보증기관에 보험사기를 칠 여지를 걸러내는 장치를 만들고, 보증을 신청해왔을 때 사전 심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