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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환혼' 이끈 이재욱, 긴 호흡으로 얻은 것

'환혼' 이재욱 / 사진=씨제스엔트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재욱이 '환혼'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한 '환혼'은 그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퓨전 사극, CG 액션, 캐릭터의 변화 등은 그가 처음 겪는 것이었다. 특히 파트가 넘어가면서 여자 주인공이 바뀌었는데, 그가 중심을 잡아준 덕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었다.

tvN 토일드라마 '환혼'(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준화)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출생의 비밀을 지닌 대호국 장씨 집안 도련님 장욱(이재욱). 아버지 장강(주상욱)에 의해 기문이 막힌 그는, 술법을 할 수 없다는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다. 12명의 스승을 만났지만, 누구도 자신의 기문을 뚫어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러던 중 살수 낙수(고윤정)의 혼이 깃든 무덕(정소민)을 만나고, 그를 스승으로 모신다. 무덕으로 인해 기문이 뚫리고, 빠른 속도로 술법을 익히며 술사로 성장한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못하겠다'고 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 보는 말들이 많았거든요. 작품 자체도 어려운데, 대호국, 송림, 정진작 같은 말들을 적립시키는 건 더 어려웠죠. 두 번째 제의가 들어왔을 때 문득 '나 도전하는 사람이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거 한 번 해봐야 되지 않겠어?'라는 마음이 들어서 선택했습니다."

장욱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지만, 설정 자체가 어려운 캐릭터였다. 온 나라 사람들이 혼외 자식이라고 떠들고, 집안에서는 버림받고, 기문이 막혔기에 친구들은 모두 할 수 있는 술법을 행할 수 없다. 평생을 외롭게 살았지만, 평범해지고 싶다는 분명한 소신을 갖고 있다. 언젠간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까지 갖추고 있다.

"장욱은 입체적이고 다양한 면모가 많은 캐릭터예요. 기존에 제가 연기했던 모습과 많이 달랐죠. 캐릭터를 구현하는 게 배우에게는 하나의 도전인데, 성과가 어떻게 됐든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아서 그런지 '내가 구현한 캐릭터가 그래도 이 작품에 잘 녹았구나' 싶어요."

'환혼' 스틸 / 사진=tvN


이재욱이 생각한 장욱은 아이 같은 면모가 많은 인물이다. 그것도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다. 이런 장욱에게 주위 사람들은 '하지 마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기문을 뚫으려 하지 말고, 술법을 익히려 하지 말고, 그저 철없는 도련님으로 살라는 의미다.

"말 안 듣는 애한테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까요? 그것도 나라 전체가 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장욱이 매를 맞으면서까지 기문을 뚫고 싶은 건 결핍이 있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마음이 어린 결핍이죠. 힘을 갖고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기문을 뚫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남들처럼 살고 싶었을 뿐이에요."

'환혼'은 퓨전 사극으로 현대극과 사극의 중간 지점에 있다. 대사나 톤을 구축하는 게 어렵지 않았을까. 이재욱은 사극과는 차별화되면서, 현대스럽지 않은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웃어른을 만날 때 사극 톤을 사용하고, 친구들과 대사할 때는 조금 더 현대적으로 변주를 준 것이다. 덕분에 불편함 없이 대사를 소화할 수 있었다.

술법을 구사하는 무협 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이재욱은 작품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많은 시간을 들여 무술을 연습하면서 준비했다. 작품의 특성상 CG가 가미된 액션을 하게 된 이재욱은 새로운 경험 앞에서 즐거웠다고.

"CG 작업이 이렇게 많이 들어간 작품은 처음 해보는 거였어요. 물리적으로 가해지는 게 없는 상태에서 보고 연기한 게 어려웠어요. 레퍼런스도 있고, 콘티도 있었만 제 눈으로 직접 볼 수 없잖아요. 머릿속으로 계속 구상하고 생각하면서 보는 척을 해야 됐죠. CG팀과 무술팀이 잘 만들어줘서 대체적으로 잘 표현됐다고 생각합니다."(웃음)





'환혼'은 파트1과 파트2로 나뉘어 방송됐다. 무덕이 장욱을 찔러 죽였지만, 장욱이 얼음돌의 힘으로 다시 살아난 이후가 파트2의 이야기다. 스스로 몸을 던진 무덕을 진호경(박은혜)이 살리고, 무덕은 낙수의 얼굴을 한 채 진부연으로 살아간다. 장욱은 3년 뒤 그런 진부연과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다. 무덕 없이 3년 동안 살아간 장욱은 파트1에 비해 어두워진 면모를 보인다. 이재욱은 파트가 달라지면서, 장욱을 아예 다른 캐릭터로 봤다고 말했다.

"초반에 리딩 할 때부터 작가님도 완전 다른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캐릭터가 어둡게 바뀌면서 저도 조금 암울하고 우울해졌죠. 하지만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장욱의 지난 3년을 보여주지 않잖아요. 전 장욱이 3년 동안 정말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움 때문에 일상생활을 못하거나 자신의 일을 해결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요. 그런데 침체된 부분이 진부연을 만나면서 해소된 거예요. 진부연을 만나고 풀어지는 것도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외형적으로는 살을 많이 뺐습니다. 아픈 사연이 많은 남자인데 살이 찌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일주일 동안 거의 먹지 않으면서 다이어트했죠. 파트1의 장욱이 잔망스럽고, 모든 것을 유하게 넘기려고 한다면, 파트2의 장욱은 단호하고 철저하게 자신의 안에서만 진행하려고 해요. 파트2를 시작하면서부터는 현장에서도 장난스러운 말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파트1에서 파트2로 가면서 여자 주인공도 정소민에서 고윤정으로 바뀌었다. 진부연과 낙수의 혼이 섞이면서, 낙수의 얼굴이 드러난다는 설정 때문이다. 이재욱은 해당 상황이 연기하는데 문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굴이 아닌, 그 안에 깃든 혼을 생각하면 모두 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르는 인물과 새로 사랑에 빠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봤을 때 혼란스럽긴 했을 거예요. 전 그저 장욱을 열심히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죠. 정소민 선배는 작품을 많이 해서 그런지 현장에서 노련했어요. 고윤정은 신인이지만, 현장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죠. 두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이재욱은 30부작에 달하는 '환혼'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긴 호흡의 드라마에 도전한 건 처음이었는데, 온전히 끌고 간 것이다. 긴 시간 동안 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숙제였다는 이재욱은 끝나고 나니 비로소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래 장욱으로 살다 보니 제 일상생활에 그의 성격과 말투가 녹아 있더라고요. 장욱에게는 잔망스럽고 유한 부분이 있는데, 저도 그처럼 심각한 상황이 닥쳐도 장난스럽게 넘기게 됐죠. 심각해지지 않으려고 해요. 장욱이 자주 쓰는 '어떻게 해줘?'도 많이 쓰게 됐어요. 이게 원래 제 모습인지, 장욱이 들어와서 바뀐 건지 긴가민가 해요."

"데뷔한 지 5년이 됐는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어요. 운이 좋게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나이에 맞게 시청자들을 찾고 싶은 마음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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