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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檢줄소환 끊어버리나…설 이후 승부수 시동[정치 맥]

성남지청에 자진 출석 6일 만에 檢 '또' 소환

수원지검, 김성태 대면조사 이유 '소환' 전망

서울중앙지검 두 차례 조사 벼르며 ‘또’ 소환

檢소환고리 끊고 당내 반발 잠재울 카드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 용산역 KTX승강장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재소환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설 연휴 뒤인 28일 자진 출석을 예고 했는데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지 6일 만에 검찰이 재소환 통보를 밝히자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이러다간 검찰이 매달 출석통보를 하는 게 아니냐며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조짐은 지난해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이미 예고됐습니다. 검찰은 9월1일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소환 통보를 했습니다. 정기국회 첫날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에 민주당은 “대선 후보이자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의원실 보좌관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에게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을 전하며 “전쟁입니다”라고 보낸 문자 메시지를 이 대표가 보는 모습이 국회사진기자단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을 겨냥한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은 공교롭게도 대검 국정감사 전날(10월19일) 전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그후로 닷새 뒤에 출국금지당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이달 10일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태국에서 체포됐습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해외 도피 8개월 동안 신변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날 체포했습니다. 기가막힌 우연입니다. 이미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자진출석했던 이 대표는 수원지검 수사팀으로부터 김 전 회장과 대면조사를 이유로 소환요구를 다시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대표가 기존 통보일인 27일이 아닌 28일에 출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의 정치적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해 28일 조사를 진행하는 안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확인할 사항이 많아 두 차례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청 세 곳이 모두 동시에 출석을 요구하게 되는 셈입니다. 매달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겁니다.

檢 지연전략…총선에 맞춰진 시간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업무보고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태는 언제까지 유지될까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KBS) 인터뷰를 통해 “검찰에서는 재판을 최대한 지연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증거를 제때 내지 않고 변호인들이 변론 준비를 못 하게 한다. 그러면 변호인들이 변론 준비를 위해 기일 연장을 요청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지연) 전술을 쓸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정 의원은 “총선을 눈앞에 뒀는데 검찰은 지연 전술을, 우보 전술을 쓸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참모들 재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죄 확신이 없기 때문으로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이렇게 행태를 하지 않는다”며 “검찰은 본인의 의견을 공소장에 표현하고 증거로 뒷받침하면 되는데, 지금 검찰은 증거, 팩트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언론 플레이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2019년 문재인 정부를 강타했던 이른바 조국사태의 주인공인 조국 전 법무장관의 1심 재판일은 2월3일입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의혹도 3년 넘게 끌며 1심 판결이 이제서야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남시장 시절과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의 의혹은 더욱 방대한데 1년 내 재판이 열릴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장동 의혹이 제기된지 16개월만에야 소환을 한 게 검찰입니다.





즉 검찰이 염두에 둔 시간은 바로 총선입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동의안이 통과돼야만 합니다. 검찰은 대장동 조사까지 마무리한 뒤 성남FC 의혹까지 묶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169석의 민주당은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해 총선을 앞두고 ‘소환 통보→사전 구속영장→체포 동의안 부결’의 악순환에 민주당은 빠져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檢수사 3월 임계점설…설 연휴 이후 ‘정면승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경기도 파주 소재 방공부대를 방문해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마 등을 살펴본 뒤 장병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누구 못지 않은 승부사입니다. 이달 10일 성남FC후원금 의혹에도 자진 출석을 결심한 것은 이 대표 본인이었습니다. 28일 대장동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출석도 최고위원회 등 지도부는 출석에 반대했지만 이 대표 스스로 검찰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승부사 기질이 나온겁니다. 총선까지 검찰에 끌려갈 수 없다는 판단도 클 것입니다. 당내 비명계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민주당’ 등식을 깨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검찰이 제시하는 혐의가 대법의 판단까지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그 사이 지지율이 하락하면 의원들도 총선 생존 본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 교수는 “현재 이 대표가 공천권을 쥐고 있어 눈치를 보는 상황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이 대표 퇴진 요구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설 연휴동안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3월이 검찰 수사의 임계점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친명계 의원은 “3월까지도 검찰이 이렇다 할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이재명 체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검찰의 소환 통보 이후 이 대표가 직접 검찰에 나가 소명하고 지지층의 결집까지 얻어낼 경우 3월 이후엔 검찰 수사에 국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해진다는 얘기입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대표가 억울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여론이 60%가 되면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며 사법 리스크의 분기점을 3월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줄소환을 끊고 당내 반발을 무마할 수 있는 승부수. 친명계 한 의원은 체포동의안을 이 대표 스스로 가결시켜달라고 소속 의원들에게 제안한 뒤 법원의 사전구속영장 기각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정면으로 뚫고 검찰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비책을 내놓을까요. 설 연휴 이후 이 대표의 행보는 과거 ‘사이다 이재명’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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