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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만들어도 마트만 찾아"…전통시장 살릴 묘책은

전통시장 빈점포 비율 1년새 8.6%→9.4% 증가

점포 일평균 고객 2019년 41.9명→2021년 36.2명

주차시설 늘려도 놀이방·수유실·외국인 안내센터 없어

전통시장에서만 가능한 체험거리 부족이 가장 큰 문제

"시장에 마트·쇼핑몰에선 볼 수 없는 체험문화 있어야"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대전시 동구 대전중앙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년 명절 연휴 때마다 대형 마트보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봤을 때 차례상 비용이 저렴하다는 홍보글과 기사들이 쏟아지지만 시장을 찾는 고객 발길은 갈수록 줄고 있다. 전통시장에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들과 상인들이 주차장을 만들고 수유공간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고객 유인책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대형마트와 쇼핑몰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려면 전통시장이 볼거리와 체험거리로 무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달 공개한 전통시장 점포경영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통시장 수는 전년 대배 7개 증가한 1408개로 집계됐다. 전통시장 수는 2017년 1450개→2018년 1437개→2019년 1413개→1401개로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모처럼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최근 인구 유입이 많았던 경기 지역의 전통시장이 142개에서 148개로 늘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대체로 비슷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소폭 늘어났다고 해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흔히 생각하는 오일장이나 매일시장과 같은 옛날 방식의 시장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주택가에 조성된 상가주택복합형 시장이 522개에서 584개로 늘어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시장크기별로 구분해도 소형시장이 857개에서 892개로 늘었을 뿐 중형급 이상 시장은 544개에서 516개로 쪼그라들었다.

전통시장 숫자는 늘었지만 내실은 악화됐다. 전통시장 점포수는 2020년 24만623개에서 2021년 24만1080개로 증가했지만 영업점포가 18만1975개에서 18만1574개로 줄면서 빈점포 비율은 8.6%에서 9.4%로 올랐다. 정부 지원금 덕에 폐업은 막았지만 코로나19로 고객 발길이 끊기면서 장사는 하지 않은 점포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자료제공=소진공




점포당 일평균 고객수도 2019년 41.9명, 2020년 36.4명, 2021년 36.2명으로 감소했다. 방문객이 줄면서 실제 수입이 전보다 나빠졌다고 느낀 상인들이 많아졌다. 소진공이 외부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통시장 점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는 답변이 34.5%로 늘었다는 답변(24.1%)보다 많았다. 나머지는 변동이 없다고 답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전통시장 총 상인수도 2020년 32만5492명에서 2021년 32만4779명으로 감소했다. 감소비율로 보면 노점상인이 3만3118명에서 3만2091명으로 감소폭이 컸다.

오래 전부터 전통시장 쇠락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면서 여러가지 조언들이 쏟아졌다. 대형마트와 비교해 전통시장에 주차시설이 부족하고 수유방이나 놀이방 등 부모가 자녀와 시장에서 장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이 전통시장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지적들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도 시장전용 고객주차장 보유 비율과 방송센터 보유 비율을 각각 84.2%, 82%(2021년 기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자체적으로 분주한 노력을 해왔다.

자료제공=소진공


하지만 여전히 편의시설 부족과 노후화는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유아놀이방(15.2%), 수유센터(16.6%), 체육시설(14.8%) 등 영유아를 위한 복지시설 보유율이 여전히 20%를 밑돌고 있다. 그나마 전통시장을 즐겨찾는 대상인 외국인을 안내하는 센터를 보유한 전통시장 비율의 경우 6.5%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이 살아나려면 대형마트나 쇼핑몰과 차별화할 수 있는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편의시설만 늘린다고 해서 방문객 증가를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으므로 해외의 유명한 전통시장을 참고하는 방식으로 전통시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소비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상거래가 갈수록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전통시장이 살아나려면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쇼핑몰이 주지 못하는 볼거리를 갖춰야 한다"며 "터키나 체코 전통시장처럼 체험적이고 문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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