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코로나19 감염이 불안해서 마스크를 끼려고요.” “어색하지만 벗으니까 상쾌하고 기분 좋아요. 코로나19가 사라진 것 같아요.”
30일 아침 서울 광진구 광장초 등굣길.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해제되면서 학교에서도 코로나19 확산 3년 만에 ‘노(No) 마스크’ 수업이 가능해졌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학교 밖에서부터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지난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실외에서부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에 학생들이 교내에서 자유롭게 마스크를 벗고 수업을 듣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장소에 따라 아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도 ‘노마스크’ 등교를 어렵게 하는 듯 했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스쿨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이 학교로 이동하는 동안에 마스크를 벗을 생각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랬다.
올해 6학년이 되는 최현서(11) 양은 “부모님도 그러셨고 코로나19가 위험할 수 있으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숨쉬기 답답하지만 감염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실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을 예정”이라고 우려했다.
곧 5학년이 되는 축구부 부원 나예준(10) 군 역시 “운동장에서 축구 연습을 할 때는 마스크를 벗었는데 체육관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해 숨이 차는 점이 불편했다”면서도 “아직 코로나19가 끝난 게 아니니 저도 그렇고 친구들도 아마 대부분 쓰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으나 숫자는 극히 적었다. 5학년 2반 양서희(11) 양은 “수업 시간에 입모양이 보이지 않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불편했다”며 “선생님이 제지하지 않는 한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학년과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최승희(42)씨는 “아이들에게 불편하면 벗어도 된다고 했다”며 “예전처럼 아이들이 얼굴도 알고 이야기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실 풍경 역시 등굣길과 다르지 않았다. 2학년 1반 20명 가운데 마스크를 벗고 있는 학생은 3명에 불과했다. 담임 교사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됐다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상세히 설명한 덕분에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과 벗은 학생 간에 위화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는데 기분이 어떻느냐’는 교사의 질문에는 ‘설렘 반 우려 반’의 반응이 쏟아졌다. ‘마스크를 벗은 친구가 있어 어색하다', '당황스럽다’라는 학생부터, ‘코로나19가 사라진 것 같다’, ‘어색하지만 기분이 좋다’라는 학생까지 다양했다.
이처럼 학교·학원 현장에서 ‘노마스크’ 수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소속 학원들에 앞으로 2주 동안 실내마스크 착용을 유지하도록 안내했다. 앞으로 2주간 상황을 지켜본 뒤 연장 여부를 다시 공지한다는 계획이다. 종로학원과 메가스터디 등 대형 입시학원도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교육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30일부터 병원·약국과 감염취약시설 중 입소형 시설, 대중교통 수단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자율적 착용 권고로 변경함에 따라 학교·학원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자율로 전환한다고 27일 밝혔다. 교실과 강의실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되지만 학교 통학과 학원 이용, 행사나 체험 활동 등을 위해 단체로 버스에 탑승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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