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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BIS 국장 "달러 약세일때 되레 수출 잘돼…韓 무역 빠르게 개선될 수도"

■한은-상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 세미나

신현송 BIS국장 "고환율땐 달러 조달비용 늘어 수출 악영향"

J커브 효과 옛말…강달러 해소·물가 안정되면 무역수지 도움

이창용 "20년간 누린 中 특혜 벗어나 의존도 줄여나갈 때"

이창용(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 주제로 열린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2023.02.01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1일 “달러인덱스가 떨어지면(달러화 약세) 한국 수출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화 강세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켜 생산 활동을 위축시킨 만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신 국장은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제1회 공동세미나 중 이창용 한은 총재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국장은 이 총재가 향후 환율 흐름에 대해 묻자 “환율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통화정책이 큰 몫을 차지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인플레이션 대응이 급선무인 만큼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안정이 된다면 금융 긴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다면 달러가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 물가 예측치에 변동이 없다는 전제”라고 부연 설명했다.

신 국장이 달러화 약세가 나타나면 한국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보는 것은 달러화 강세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켜 생산 활동을 위축시켰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증적 분석 결과에서도 달러화 강세가 순수출 개선보다는 금융 여건을 악화시켜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돌파하면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수출은 2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점차 확대되는 등 ‘J 커브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 국장은 “2021년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가장 심했을 때 한국 수출은 가장 선전했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달러가 강세로 전환한 이후에는 한국 수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교과서에서는 자국 통화가 절하되면 경쟁력이 생겨서 수출이 늘어난다고 배우는데 오히려 달러가 약해지고 자국 통화가 강할 때 수출이 잘 된다”고 덧붙였다.

신 국장은 달러화 강세가 해소되면서 수출 여건이 개선되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아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변수가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안정된다면 미 연준이 추가 긴축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 국장은 “수출이 급속도로 악화됐듯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될 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와 신 국장은 환율 이외에도 국제유가, 유럽과 중국 경제 등 국내외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각종 변수를 논의했다. 이 총재는 올해 중국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대로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면서도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대중(對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과거 중국의 낮은 임금을 기초로 중간재를 수출한 뒤 최종재도 수출해왔는데 중국 내 임금도 오르고 중국 기업의 경쟁력도 생겼다”며 “과거 20년 동안 중국 특혜를 누렸던 것에서 벗어나 중국 의존도를 바꿀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주가 등 위험자산 가격이 오르는 등 금융시장 변화가 나타나는 것에 대해 신 국장에게 낙관적인 반응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이에 신 국장은 “금융시장은 항상 과잉 반응한다”며 “중앙은행 임무라는 것이 시장 반응을 어느 정도 적절히 감안해 실물경제에 맞게 금융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나 유럽중앙은행(ECB) 결정 등 주요국 금리 결정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견해를 유지할지 조정할지 유심히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세미나는 한은과 대한상의가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마련을 논의하기 위해 신설한 행사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 1회씩 연중 2회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미중 디커플링이 진행되고 기존 공급망이 약화되는 등 헤어질 결심을 한 나라들이 결심을 다 했고 그 헤어지는 일을 시작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상당히 강화되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패러다임 대전환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패러다임 변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친환경·바이오 등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신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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