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하락했지만 실질적으로 금리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마다 주력으로 판매하는 주담대의 금리 산출 기준이 달라 일부 은행에서는 오히려 변동형 주담대금리가 소폭 올랐기 때문이다. 하루 사이에 은행 금리가 정반대로 움직인 꼴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은행은 이날 기준 변동형 주담대금리 상단이 전날보다 각각 0.02%포인트, 0.095%포인트 올랐다. 하단의 경우 신한은행은 4.97%에서 5.00%로, 하나은행은 5.505%에서 5.6%로 올랐다. 전날 발표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급락하면서 은행권의 변동형 주담대금리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던 것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은행연합회가 15일 발표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지난해 12월(4.29%)보다 0.47%포인트 하락해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2019년 7월(2019년 6월 기준)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통상 은행권에서 코픽스는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만큼 코픽스가 하락하면 변동형 주담대금리도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변동형 주담대금리는 15일 4.97~5.88%였으나 코픽스 발표 이튿날인 16일에는 5.00~5.9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변동형 주담대금리도 5.505~6.105%에서 5.600~6.200%로 올랐다. 반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신규 코픽스 추이를 즉각 반영해 변동형 주담대금리를 인하했다.
금리가 오히려 오른 신한·하나은행은 금융채를 기준으로 적용해 금리가 소폭 올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은행채(AAA·무보증) 6개월물의 금리는 나이스 기준으로 이달 초 3.604%에서 이달 15일 3.647%로 대체로 오름세가 계속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신규 코픽스를 기준으로 한 주담대 상품도 판매하지만 주력 상품의 경우 기준이 달라 금리가 다르게 움직일 때가 있다”며 “코픽스가 한창 오를 때 금융채를 기준으로 한 주담대금리는 오히려 내려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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