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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1년, 매일 4명의 어린이가 죽거나 다쳤다"

전쟁을 피해 지하 벙커에 있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는 24일 1년을 맞는 가운데 전쟁이 시작된 이후 평균적으로 매일 4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죽거나 다쳤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앞두고 낸 글로벌 보고서 ‘무거운 대가’에서 “지난 1년간 지속된 전쟁은 어린이에게 재앙”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인 사상자들은 대부분 미사일 공습 등 폭발성 무기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40%가 사망했다. 사망자 중 22%는 여성과 아동이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고문과 성폭력, 살인 등 최악의 폭력 범죄에 노출돼 있으며 많은 피해 사례들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인권감시단이 확인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전시 성폭력 사례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총 86건에 이른다.

유엔 인권위원회의 독립 조사위원회의 조사에서도 다수의 성범죄가 확인됐으며, 피해자는 4세부터 82세에 이르렀다. 조사 결과 아동들은 반복되는 포격과 전쟁 범죄, 강제 이주 및 가족과의 분리에 노출돼 있으며 약 75%의 부모가 자녀가 심리적 트라우마 증상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1인당 평균 920시간, 즉 한 달 이상을 지하 벙커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선에 가까운 지역일수록 상황은 심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사일 공격이나 포격 위협을 사전에 경고해 대피를 알리는 공습 경보는 지난 1년간 1만6207건이 발령됐고, 평균 1시간 동안 지속됐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와 24개 지역에서 공습경보는 2만2995시간 울렸으며, 지역별 평균은 919.8시간으로 집계됐다.



잉거 애싱 세이브더칠드런 회장은 “어린이들이 지하에 갇히는 것은 결코 잊지 못할 끔찍한 경험”이라며 “많은 아이들이 평생을 전쟁의 공포 속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흘레바카 마을.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출신의 16세 소녀 소피아(가명)는 전쟁 발발 이후 피난을 다녔고 현재 서부 지역 자카르타피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이곳은 비교적 안전한 곳이라고 불리지만 공습경보가 울리면 어둡고 추운 지하실에 내려가야 하고 학교에 있을 때 경보가 울리면 재빨리 대피소를 찾아가야 한다.

소피아는 "벙커까지 달리기로 5분, 걸어서 15분이 걸린다"며 "정전이 나면 사이렌이 울리지 않는데 그런 상황에서 미사일 폭격이 발생하면 최소 47초 이내에 대피소에 도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1인당 평균 920시간을 지하 벙커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이 교육권을 박탈당하는 것도 문제다.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MOE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크라이나의 교육기관 2619곳이 포격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 406곳은 완전히 파괴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체 교육 기관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지 어린이들에게 심리 치료를 지원하고 빨리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학교와 집, 병원 등 민간 시설이 전투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의 여러 지역에서 원격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원격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컴퓨터 나 모바일 기기를 가진 어린이는 전체의 30%를 밑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유엔 통계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민간인 사상자가 1만8657명(7110명 사망, 1만1547명 부상)로 집계됐으며 실제 사상자 수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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