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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의 진단·"세계질서 다자주의로 재편해야" [Books &]

■물러나다

노엄 촘스키·비자이 프라샤드 지음, 시대의창 펴냄





95세의 나이에도 세계의 지성으로 손꼽히며 자신의 조국인 미국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는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가 새 대담집 ‘물러나다’를 출간했다. 촘스키는 이번 책에서 신냉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기에 빠진 세계 질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이번 책에서도 미국의 21세기 반테러전이 지금의 위기를 만들어 냈다고 말한다.

촘스키는 “최근 미국은 전쟁의 목표 가운데 어느 하나 달성하지 못했고, 아프가니스탄·이라크·리비아 중 어느 곳에서도 친미 정부는 탄생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미국이 벌인 전쟁은 민간인의 고통만 낳았을 뿐이다.

미국이 전쟁에 실패해 취약해지는 동안 중국이 등장했다. 촘스키는 “미국이 중국에 강제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은 중국 기업들의 성장에 대항할 수 없다는 좌절감의 표현”이라며 “물러날 수 없는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세계 정세는 비동맹과 다극화의 가속화가 진행되며 재편되고 있다.



미국의 문제점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배우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에 대한 세계적 반감이 높아지고 리더십에 대한 의심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그렇다. 미국은 자신의 지위를 나토·한국·일본·호주 등 동맹과 함께 더 강력한 무력을 통해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핵전쟁과 세계대전이라는 종말로의 가능성을 더욱 높일 뿐이다.

막막해 보이는 상황 속 대안은 있을까. 저자는 다시 한번 유엔헌장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 주권 평등과 다자주의 원칙으로 세계질서를 다시 세우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미국의 근본적 변화를 필수적 요소로 한다. 미국은 유엔헌장을 따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촘스키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선택하고 실제로 행동할 시기”라고 강조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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