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외식 계열사 이랜드이츠가 코로나 터널을 뚫고 지난해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2021년 '30대 CEO'로 발탁된 황성윤 대표 체제 아래 배달 및 포장 전문점을 론칭하는 등 체질개선에 성공하면서다. 애슐리퀸즈와 자연별곡 등 기존 브랜드는 몸집을 줄이는 대신 고급화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말 '피자몰 투고'를 론칭했다. 기존 피자·샐러드바 레스토랑인 피자몰의 소규모 포장 전문점으로, 현재 NC 강서점·구로점, 2001아울렛 분당점에서 총 3개의 시범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매장에서는 직접 구워 구워낸 피자와 옥수수, 치킨 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피자 한 판 1만 원대, 조각 피자는 2900원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0판 이상의 피자를 판매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피자몰 투고는 '애슐리 투고'의 쌍둥이 브랜드다. 이랜드이츠가 2021년 선보인 애슐리 투고는 전문 셰프가 당일 아침에 만든 애슐리퀸즈의 메뉴를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서울 신촌을 시작으로 강남, 강서, 대전 지역까지 매장을 넓혔다. 외식 업계는 이랜드가 본격적인 외식사업 슬림화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 및 포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큰 공간이 필요한 애슐리퀸즈와 피자몰 등을 소규모로 탈바꿈시켜 고객 접점을 늘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피자'와 bhc그룹의 '아웃백 딜리버리' 등 대형 외식 브랜드가 포장 전문점을 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전략은 고급화다. 이랜드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애슐리와 한식뷔페인 자연별곡을 양 날개로 삼아 외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패밀리 레스토랑 인기가 시들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자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주 1일 이상 자율적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랜드는 2020년 84개였던 애슐리 매장 수를 지난해 59개로 줄이고 부실점포를 폐점했다. 대신 애슐리 클래식과 애슐리 W 등 흩어져 있던 라인을 모두 애슐리퀸즈로 통합하고 프리미엄 전환에 주력했다. 1년간 딸기와 해산물, 치즈 등 한 가지 재료를 주제로 진행하는 시즌 축제를 총 7번으로 늘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애슐리퀸즈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자연별곡도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보쌈과 양념게장, 연어장 등을 비롯해 메뉴 수를 100여 개로 늘리는 등 고급화에 나서자 지난해 일부 매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0%가량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이밖에 샤브샤브 브랜드 로운도 지난해 매출이 95% 증가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도 개선됐다. 이랜드이츠는 2020년 638억 원 규모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21년 194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고,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2029년 인천 국제도시에 완공 예정인 이랜드 콤플렉스에 이랜드이츠를 비롯한 5개 계열사가 입주를 마치면 외식도 유통, 패션과 함께 그룹의 중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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