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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내려놓으시라’ 前 비서실장 유서…李 두고 번지는 장외 논쟁[안현덕 기자의 LawStory]

李 “증거 만들어 대니, 檢 수사 대상 극단적 선택”

檢 ‘조사는 단 1차례 뿐 영상조사실에서 이뤄져”

전씨, 유서서 ‘정치 그만두시라, 억울하다’ 밝혀

여야, 정치적 정쟁…野 일부선 이 대표 책임론

법조계, ‘정치적 정쟁, 특검 논쟁으로이어질 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씨가 극단적 선택에 앞서 남긴 유서에서 ‘정치를 놓으시라’로 밝히면서 법조·정치계 장외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대표 측과 검찰은 전씨가 숨졌다는 데 대해 ‘사법살인이다’, ‘한 차례 조사했을 뿐이다’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야도 이른바 ‘책임론’에 대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까지 합세하면서 검찰·법원 밖 논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12일 정치·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10일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내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전씨는) 검찰의 압박수사에 매우 힘들어 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 특수부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으냐”며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수 없고,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검찰 수사가 전씨를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가게 했다는 얘기다. 이에 검찰은 “(전씨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26일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한 차례 영상 녹화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후 별도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조사가 단 한 차례였던 데다 이도 영상조사실에서 이뤄져, 강압 등이 이뤄질 수 없다다는 주장이다.

전씨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양측이 책임론에 대한 공방을 주고 받는 사이 논란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의 경우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돤련 공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본인(이재명)이 책임져야 하는데 항상 뒤로 물러나 있다”며 “도시공사(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경우엔 저만 기소돼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분도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을 져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여기에 전씨가 유서에서 ‘(이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거나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의 불씨는 정치권으로 옮겨갔다. 유서에는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등 내용이 포함됐다. 또 ‘검찰 수사에 조작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남겼다고 알려졌다. 여당의 경우 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1일 서면 논평에서 ‘이 대표에게 묻는다. 왜 정치를 하나. 도대체 무엇을 위한 당대표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다 내가 계획하고 내가 지시한 일이다. 내가 책임진다고 말씀하시고 죄가 없음을 밝히면 된다’며 ‘그것이 당대표다운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씨의 극단적 선택이 ‘사법살인’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앞서 10일 입장문을 내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겠단 검찰의 집착이 황망한 죽음을 불러오고 말았다’며 고 ‘비극의 원인은 무리한 강압 수사와 조작 수사’라고 주장했다. 또 ‘인격 살인을 수사 기술로, 짜 맞추기와 조작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검찰 앞에 고인이 얼마나 낙담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야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도 거론됐다. 비명(非明)계 윤영찬 의원은 10일 본인 페이스북에 ‘대표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과 연관된 이들의 계속된 죽음, 이런 일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충격적인 일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비극’이라며 ‘우리 지역, 성남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속된 비극이라 더더욱 마음 아프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전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정쟁만 이어갈 뿐”이라며 “이는 곧 “50억 클럽·윤석열 대통령 아내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특검 도입을 두고 이어지는 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리나 상황에 상관 없이 정치권에서는 전씨의 극단적 선택을 정쟁의 도구로만 이용한다는 비판이다. 특히 이는 앞으로 특검 도입 등 논쟁으로 옮겨 붙으면서 논란만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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