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향하던 선박이 12일(현지시간) 악천후로 전복됐다. 이로 인해 배에 타고 있던 이주민 최소 30명이 실종됐다.
AFP 통신·영국 일간 가디언 등 보도에 따르면 이주민 총 47명을 태우고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 방향으로 항해하던 선박 1척이 이날 오전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북서쪽으로 약 180㎞ 떨어진 곳에서 뒤집혔다.
지금까지 최소 30명이 실종됐으며 17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 등 구조 당국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들이 살아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리비아로부터 약 7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상륙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현지에서는 구조 당국이 이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난 선박의 신호를 감지하는 자선 단체 ‘알람 폰(Alarm Phone)’은 전날인 11일부터 즉각적인 구조가 필요하다 판단해 이탈리아 및 리비아 구조 당국에 구조 신호를 보냈으나 다음날이 될 때까지 이들 이주민이 바다에서 홀로 분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당국은 당시 선박 인근에 있던 상선 여러 척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들 상선은 현장에 도착해서도 즉시 구조 작업에 나서지 않았다.
본격적인 구조 작업은 최초 신고가 들어온 지 하루 뒤인 12일 오전 화물선 한 척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야 시작됐으며, 그사이 선박은 전복됐다고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는 전했다.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가 아닌 리비아의 수색·구조 구역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구조 당국이 이주민 선박에 대한 구조 작업을 인도주의적 문제가 아닌 법 집행 문제로 취급한 탓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늦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AFP는 전했다.
국제 아동 권리 비정부 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 난민기구 자료를 분석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2019년 이후 이주민 약 50만 명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고 시도했고, 이 가운데 8468명이 죽거나 실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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