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올해 경제가 전년 대비 1.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AA-는 영국과 벨기에, 홍콩 등과 같고 중국(A+), 일본(A)보다 높은 수준이다. 피치는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성과 부진한 거버넌스 지표,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도전 요인들이 있지만 대외 건전성과 거시 경제 성과가 견고하고 수출 부문이 역동적인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제시하며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피치는 “상반기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높은 금리 수준이 투자와 소비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리오프닝의 긍정적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피치는 “중국 리오프닝은 성장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겠으나, 서비스 중심 회복인 만큼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부터 경기 흐름이 다소 개선되며 내년 경제는 2.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말 2.0%까지 하락해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까지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 이후 불붙었던 소비 활력이 고금리·고물가로 사그라들며 물가 상방 압력이 완화되면서다.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인 3.5%가 유지되다가 내년 들어 50bp 인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피치는 한국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수준이지만, 은행 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올 들어 시행된 강도 높은 재정 건전화 조치로 국가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부의 재정 건전화 노력에 힘입어 재정건전성 관련 평가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자금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그간의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과 역량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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