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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 장난? 한쪽만 재밌으면 학폭" [SPO 학폭예방교육 동행르포]

서초서 SPO팀, 영동중서 학폭예방 활동

더글로리 등 영향…집중도 높아

"비대면 시대 교묘한 폭력 늘어

언어폭력·SNS 따돌림도 해당"

학생들 "설명 들으면서 경각심"

"저 정도로 괴롭히나" 놀라기도

교사 "학부모에도 교육 필요성"

16일 영동중에서 서초서 SPO팀이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유민 기자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영동중학교 시청각실.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등장하자 아직은 앳돼 보이는 1학년 학생들이 자세를 고쳐 앉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이 학교를 찾은 것이다. 최근 학폭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인기로 여느 때보다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에 학생들의 집중도 사뭇 달랐다.

이날 교육에서는 언어폭력,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따돌림 등 학생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는 학교폭력 사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박진호 서초경찰서 SPO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교육이 주가 되면서 교묘한 폭력이 늘었다”며 “상대방이 장난이라고 느끼지 않으면 모두 학교폭력”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매년 실시하는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어폭력 비중은 지난해 41.8%에 달했다. 2013~2020년 33~35%대를 오갔던 것에 비하면 확연한 증가세다. 교육을 진행한 이 모 경사는 “친구에게 SNS에 사진을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것도 학교폭력”이라며 SNS 욕설·협박 사례들도 다수 소개했다. “커서 훌륭한 일을 할 친구들이지 않느냐”면서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면 공직자·유명인 등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성희롱 언어폭력 사례가 소개되자 학생 사이에서는 “정말 저렇게 말을 한다고”라며 연신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SPO로부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학생은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것이 제일 비겁한 것 같다”며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중학생 박 모 군은 “(SPO 교육이 없었던) 코로나19 때 학교선생님들이 학교폭력 교육을 하면 노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았다”며 "경찰관으로부터 학교폭력 교육을 들으면서 경각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SPO팀에 대면 교육을 요청한 여난실 영동중학교 교장은 “코로나19 이후 정상적인 등교를 하는 첫 입학생인 만큼 학기 초부터 교육이 중요하다”며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오면 학생들이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을 마친 박 팀장은 학부모에 대한 예방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해 학생 처벌의 일환으로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가해 학생 학부모 대상 교육은 처벌 성격이 짙고 학교 측의 요청을 받은 SPO가 학부모 총회에서 학부모 대상 예방 교육을 하는 것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요즘 학생들의 언어폭력 사례를 보여주면 부모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부모들이 아이들의 언어폭력 등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성북구의 한 중학교 교사 A(29)는 “장난을 학교폭력 가해로 몰았다며 아동학대로 교사를 신고하겠다는 부모도 있다”며 “학교폭력이 주로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등 교사의 부재시 발생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부터 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PO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폭력 건수가 증가하고 유형이 세분화된 만큼 전담 인력도 충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학교폭력이 증가한 반면 팀원은 줄었다”며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SPO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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