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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170여 개 쏟아진다…당뇨약 시장에 무슨 일?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단일제·복합제 2종 900억 육박 '포시가' 내달 특허만료

국내 제약사 제네릭 대거 출격 예고…병용급여 확대도 앞둬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정' 제품 사진. 사진 제공=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약 영업을 5년 이상 한 사람은 어디가서 뭘 팔아도 된다'

소위 약밥 좀 먹어본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말인데요, 제약사 영업사원의 고단한 삶을 비유한 표현입니다. 자체 개발한 신약이 없고 제네릭(복제약) 위주로 판매하는 회사의 영업사원일수록 더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제품만으로 경쟁사대비 차별성을 갖기 힘든 구조라 소위 '영업력'에 기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코로나19가 끝나고 영업전선이 활기를 되찾은 지금, 유독 바쁜 시기를 보내는 이들은 아마 당뇨병 사업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형 품목의 특허가 다음달 풀리면서 제네릭 제품이 대거 출격을 앞두고 있거든요.

주인공은 2014년 국내 출시된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입니다. SGLT-2 억제제는 콩팥(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용체를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게 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데요, 단순히 혈당을 낮출 뿐 아니라 체중, 혈압 감소 등의 부가 효과를 나타내는 데다 기존에 주로 쓰이던 DPP-4 억제제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한다는 장점을 인정받으면서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습니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중 가장 먼저 출시됐다는 선점 효과에 힘입어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죠. 포시가에 메트포르민 성분을 결합한 2제 복합제 '직듀오'를 합치면 한해 처방액이 900억 원이 넘습니다. 지난달 초 대법원이 포시가 관련 특허분쟁에서 제네릭업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모처럼만에 초대형 제네릭 시장이 열리게 됐죠. 단일제와 복합제를 합치면 발매 대기 중인 품목만 170개에 이른다고 하면 제법 시장 분위기가 실감 나시나요? 시장 발매가 가능한 특허만료일까지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터라 영업현장에선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연 처방액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대어'의 특허가 풀린다는 것만도 업계에서 제법 큰 이슈일텐데, 그게 전부만도 아닙니다. 정부가 오랜 기간 뜸을 들였던 SGLT-2 억제제 병용요법 관련 건강보험 적용이 임박했거든요. 당뇨병 환자들은 대부분 혈당조절을 위해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여러 약제를 함께 복용합니다. 가장 기본 약물인 메트포르민으로 시작해 DPP-4 억제제·SGLT-2 억제제·치아졸리딘디온(TZD) 등 다른 계열을 추가하는 방식인데, SGLT-2 억제제의 경우 다른 계열 당뇨약과 함께 처방받을 때 건보 적용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워낙 당뇨병 환자가 많다보니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게 원인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약가인하를 전제로 SGLT-2 억제제 병용요법 관련 급여 확대 논의가 급물살을 탔거든요. 다음달 당뇨약 판매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SGLT-2 억제제의 병용급여가 확대되고, '포시가'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도 특허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웅제약(069620)이 국내사 중 최초로 자체 개발한 SGLT-2 억제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도 약가협상을 거쳐 상반기 중 발매된다고 하니, 당분간 당뇨병 품목을 담당하는 영업사원들의 삶이 더욱 고단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유사한 효능을 나타내는 당뇨약의 선택지가 대폭 늘어날 뿐 아니라 치료비 부담이 줄었으니 반가운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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