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보도하던 미국의 한 기자가 생방송 도중 아들과 재회하는 장면이 그대로 송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엄마는 두 팔 벌려 다가오는 아들을 끌어안았고, 북받치는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 이 장면은 중계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송출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아침 9시 50분쯤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이스트 고등학교(East High School)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교직원 2명이 총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이 학교 재학생 오스틴 라일(17)로, 교칙에 따라 등교 전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마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폭스뉴스 리포터이자 총격 사건이 일어난 고교의 학부형인 앨리샤 아쿠나는 사건 직후 학교 앞에서 생방송을 진행했다. 아직 아들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뉴스 리포트 도중 아쿠나는 자신의 아들이 근처를 지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는 “죄송하다. 제 아들이 방금 나왔는데 아직 아들을 보지 못했다”며 잠시 리포트를 멈추고 아들에게 다가갔다. 아들 역시 두 팔을 벌린 채 엄마를 향해 걸어왔다. 아쿠나는 안도한 듯 아들을 껴안았다. 이들 모자의 애틋한 모습은 생방송 화면에 그대로 송출됐고, 아쿠나가 아들의 귀에 “빨리 (뉴스) 끝낼게”라고 속삭이는 소리 또한 그대로 방송됐다.
아쿠나는 아들과 포옹한 뒤 벅찬 모습을 숨기지 못했고, 화면 밖으로 물러난 아들을 향해 “괜찮니?”라고 물어본 뒤 보도를 이어갔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재차 사과하면서도 “아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쿠나는 “아들은 괜찮다”라며 “아들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줬다. 경찰관과 응급 요원들이 학교 건물에 도착했을 때 내게 그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하고 있던 도중 아들에게 소식을 듣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문자를 주고받았다.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동생의 딸도 옷장에 숨어 자신의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냈다”라며 총격 당시 학교 학생들의 상황을 전했다.
용의자 오스틴 라일은 범행 이후 달아났다가 이날 밤 베일리 68번 카운티 도로 인근 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을 진행한 경찰은 총기를 사용한 극단적 선택이 사망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중 한 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고, 다른 한 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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