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시아 지역의 사모펀드(PEF)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44%나 급감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같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조사에 참여한 펀드매니저의 70%는 내년까지 부정적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는 28일 공개한 ‘아태 지역 프라이빗에쿼티 리포트 2023’에서 지난해 사모펀드의 거래 규모가 1980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2021년의 3540억 달러와 비교하면 44%나 감소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화권과 인도의 거래 위축이 감소세를 이끌었다. 특히 중화권에서 PEF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53%나 하락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인도에서 PEF 거래 규모가 350억 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산업별로 보면 인터넷 및 기술 분야의 감소가 두드러져 2021년 전체의 41%를 점유하던 데서 지난해에는 33%로 떨어졌다. 기술 부문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의 거래액이 70%나 급감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보고서에서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비용 상승, 회사 실적 악화와 더불어 지속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과거에 잘된 투자 전략이라도 올해부터는 올바르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전략을 재조정했다”며 “지난해 같은 상황이 올해도 계속된다면 거래 가치는 계속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거래 건수와 규모는 모두 늘었다. CNBC는 “유틸리티 및 재생에너지 관련 PEF의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며 향후 몇년간 ESG 관련 투자를 계속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우리가 조사한 이들의 절반은 앞으로 3년에서 5년 사이 ESG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며 이는 3년 전의 30%에서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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