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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노인이 새벽마다 코인 거래해도 확인 안 해"…FIU, 거래소 위법행위 공개


#. A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고객은 만 94세의 초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을 이용해 30종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고객은 트래블룰 회피를 위해 99만 원 이하로 거래 금액을 분할 출고하는 행태도 보였지만, A거래소는 초고령자 등 차명 의심 고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 B거래소의 고객 555명은 011 또는 017로 시작되는 전화번호를 사용해 연락이 애초에 불가능했다. 하지만 B거래소는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C거래소의 경우엔 등록된 고객 전화번호 중 172개가 복수 고객이 동일하게 사용하는 번호였으나, C거래소 역시 별도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 D거래소를 이용하는 한 20대 대학생은 해외 등에서 73회에 걸쳐 32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입고받았다. 그는 878회에 걸쳐 암호화폐 전량을 매도, 91회에 걸쳐 32억 원 전액을 인출했다. 비정상적 거래 패턴이지만, D거래소는 자금출처 및 거래목적 확인 등 정보확인 의무를 태만히 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30일 5대 원화 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현장 검사에서 나온 주요 지적 사례를 공개하고 엄중 제재를 예고했다. 앞서 FIU는 지난해 5대 거래소를 대상으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에 관한 현장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장 검사에서 거래소들은 반복적인 패턴을 보이는 비정상적 거래나 차명 의심 거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수사기관으로부터 다단계 불법행위 관련 영장청구를 받은 고객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데도 의심거래 검토 및 보고를 태만히 하는 식이다. 거래소 직원이 배우자 명의 계정으로 자신이 재직하는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등 내부통제가 미흡한 모습도 적발됐다.

한 거래소는 직장인 고객이 9개월간 1000회 넘게 278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입고 받아 1만 2267회에 걸쳐 매도, 712회에 걸쳐 인출하는 식의 행태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심거래 검토에 제대로 나서지 않았다.



의심거래 검토도 신속히 진행되지 않았다. 고객의 의심거래가 발견된 날부터 의심거래 판단이 이뤄질 때까지 한 거래소는 평균 74일, 또 다른 거래소는 평균 94일이 소요됐다. 의심거래 판단까지 225일이나 소요된 사례도 발견됐다.

이외 각자 대표로 구성된 법인 고객에 대해 대표자 1인을 제외한 나머지 각자 대표에 대해선 고객정보를 확인하지 않거나 고위험으로 분류해야 할 고객 137명을 저위험 고객으로 분류하는 사례도 있었다. 고위험으로 분류된 고객 1300여 명이 회원 탈퇴 후 재가입하자 이들을 중·저위험 고객으로 분류한 거래소도 있었다.

한편 FIU는 제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위법·부당행위를 한 거래소에 기관주의와 최대 4억 9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임직원에 대한 견택, 주의 등 조치를 요구했고 지적된 사항은 3개월 이내 개선하도록 했다. FIU는 향후 개선이 미흡할 경우 추가 개선 요구에 나설 예정이다.

FIU 관계자는 “이번 검사의 경우 신규 업권의 시장질서 확립 과정임을 고려해 사업자의 개선 유도에 초점을 뒀다”며 “향후 공개된 주요 위법·부당행위 사례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다 엄중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FIU는 올해도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상반기엔 코인 마켓 거래소 및 지갑 사업자가 검사 대상에 오르고, 하반기엔 자금세탁 위험이 높은 취약 부문에 대한 테마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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