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원내 사령탑을 뽑을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김학용(경기 안성),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의 진검 승부로 치러진다. 지역 기반을 비롯해 정치 경험과 스타일 면에서 두 후보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7일 예정된 경선에서 당내 의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4일 오전과 오후 각각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961년생 동갑내기인 두 의원은 ‘친윤계’여서 계파 대결 구도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양측 모두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춰 ‘누가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의원들이 지지 후보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후보 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진영에서는 ‘지역 안배’가 경선 표심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른바 ‘수도권 원내대표론’이다. 이는 김기현 대표가 울산에 지역구를 두고 있기에 원내대표는 가장 많은 의석수(121석)가 분포된 수도권 출신에서 나와야 내년 총선 승리를 이루는 데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경기도 안성에서 내리 4선을 한 김 의원이 ‘수도권 원내 사령탑=총선 필승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저는 우리 당의 험지인 경기도에서 네 번 당선된 경험을 살려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통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3선을 한 윤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며 김 의원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윤 의원은 “21대 총선 때도 수도권 당 대표, 원내대표였음에도 선거에 참패했다”며 “지역과 상관없이 총선을 앞두고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 책임감 있게 일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외향적 성향의 김 의원은 ‘소통 달인’을,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의 윤 의원은 ‘조용한 리더십’을 각각 강점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제가 평소 쌓아온 야당 의원들과의 친분과 신뢰를 토대로 야당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합의 도출을 위해 진정성 있게 임하겠다”며 뛰어난 대야 협상력을 자신했다. 윤 의원은 “10년 넘게 정치를 해오는 동안 한 번도 ‘나’를 앞세우고 ‘나’를 드러내는 정치를 하지 않았다”며 “주연이 되기보다 당 선배, 동료 의원들이 마음껏 의정 활동을 펼쳐갈 수 있도록, 우리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힘을 내서 일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봉사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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