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상승 추세를 보인 반면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 결과에 따라 흐름이 갈릴 전망이다. 특히 미국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경기 둔화 흐름이 확인될 경우 국내 증시가 단기적 조정을 받을 수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종가 대비 3.2% 오른 2571.4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3.3% 상승한 903.84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900선을 돌파한 건 지난해 5월 4일(900.06)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실적 발표 이후 잠시 주춤했던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코스닥 강세를 견인했다. 또 예상 보다 낮게 나온 미국의 생산자·소비자 물가 지표로 긴축 우려가 완하하면서 게임주 등 성장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를 2490~2590선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과 중국이 주요 경제 지표를 발표한다. 미국은 뉴욕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조업지수(전망 -16.8포인트),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지수(전망 -19포인트) 등 제조업 및 서비스업 관련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미 미 상무부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3월 소매 판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 감소)보다 악화한 1% 감소를 기록했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도 전월 보다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급등과 이를 잡기 위한 연준 금리인상 탓에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3월 주택가격(15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및 소매판매·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 지표(18일)를 발표를 앞두고 있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12조 20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 투자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드러나면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경기침체 문구가 들어간 만큼 금융시장은 미국 수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미국 소매 판매 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앞으로 공개되는 경제지표는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 등 긍정적 재료도 고려하면 증시는 박스권 돌파 후의 단기 조정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18일 넷플릭스·존슨앤드존슨, 19일 테슬라·IBM·모건스탠리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찰스슈왑, M&T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뉴욕멜론은행 등 은행주들도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다. 다만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S&P500편입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예상하며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중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주 투자 전략으로 반도체, 신재생, 비철금속, 기계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종은 실적 전망 하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D램 반도체 현물 가격이 400일 만에 반등하는 등 반도체 업황의 선행지표는 긍정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가 슬로우해진다면 코스피 자체보다는 순환매 콘셉트로 실적주와 성장주에 대한 차별적인 접근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실적주로는 자동차 및 부품, 기계, 증권이 성장주에서는 헬스케어와 미디어·엔터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혁진 삼성증권(016360) 수석연구위원은 “코스닥에서는 수급 분산이 핵심”이라며 “2차전지에 쏠렸던 수급 분산 시, 장기간 소외된 바이오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삼성증권은 현대모비스(012330), 삼성중공업(010140), 레고켐바이오(141080) 등을 신규 추천주 리스트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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