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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in JIFF] 다르덴 형제가 사각지대를 대하는 태도 '토리와 로키타'

영화 '토리와 로키타' 리뷰

타지에서 피어난 외국인 아이들의 우정

마음속 굳은살을 꼬집는 서사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토리와 로키타'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세계적인 거장 다르덴 형제가 한국에 첫 방문하게 된 계기가 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는 낯선 땅에 도달해 체류증을 얻기 위한 두 외국인 아이의 여정이 그려진 영화다. 매 작품마다 사회적 함의를 담은 메시지를 전해온 다르덴 형제는 '토리와 로키타'를 통해 누구보다도 유럽 사회 내 이민자 문제를 냉소적으로 스크린에 투영했다.

주인공인 토리(파블로 실스)와 로키타(졸리 음분두)는 누구보다도 가까운 관계이며 서로에게 불완전한 부분을 채워주는 존재다. 로키타는 때로 공황장애로 인한 호흡 곤란을 일으키지만 매번 곁에 있는 토리의 도움으로 약을 먹고 진정을 찾는다. 반대로 어려서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토리를 대신해 로키타는 성적인 착취까지 참아가며 토리를 보호하고 경제적인 가장 역할을 도맡는다.

영화 '토리와 로키타'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두 주인공은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은 불행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려 애쓴다.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인생을 살듯, 고단한 삶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빛나는 가치를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기에 더욱 그들의 마음과 대비되는 현실이 잔혹하게만 느껴진다. 서로를 의지하며 낯선 땅에 발붙일 수 있는 체류증을 받으려 노력하지만 그저 아이들일 뿐인 그들을 도우려는 사람보다도 속이려는 사람들이 많다.

밀입국 브로커는 로키타의 엄마에게서 받지 않은 돈을 로키타에게서 뜯어내려 하고 벼랑 끝에 몰린 로키타는 불법적인 일을 맡는다. 도덕적인 선을 지키고 싶었던 로키타는 합법적으로 체류증을 얻으려고 시도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정부는 외면하고 로키타의 체류증을 주기 힘들다고 결론 내린다. 벼랑 끝에 몰린 로키타는 마약 판매상의 불법적인 일을 도와주며 불법 체류증을 구하기에 이른다. 마약 시설에 감금된 로키타를 대신해 토리가 돈을 보내려고 하는 과정조차도 어떻게든 대가를 바라는 낯선 이들의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 '토리와 로키타'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이민자 인권은 유럽 사회에서 오랫동안 논의됐던 문제다. 여전히 정치적인 갈등이 존재하고 이민자를 향해 편견 섞인 시선을 내놓는 이들이 종종 목소리를 높이는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는 그러한 어른들의 목소리는 섞여있지 않다. 먹고 살 걱정 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서, 내 몸의 권리를 지키고 싶어서. '토리와 로키타'는 정치적인 이념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행복해지고 싶다'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토리와 로키타'는 마음의 굳은살처럼 박혀버려 아픔을 잊어버린 문제들을 돌아보는 계기이기도 하다. 오래된 문제이기에 잊기 쉬웠을지 모르나 지금도 사각지대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을 아이들의 표정들을 나열한다. 다르덴 형제는 '토리와 로키타'를 이해하는 최선의 방식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자는 결심을 제시한다. 그 속에는 "'토리와 로키타'가 적이 아닌 친구가 되길 바란다"는 다르덴 형제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요약


제목 : 토리와 로키타(Tori and Lokita)

장르 : 드라마

연출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 파블로 실스, 졸리 음분두

배급 : 영화사 진진

상영시간 : 89분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3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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