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이 먼저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박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취임 축하 인사 차 윤 대통령의 난을 들고 원내대표실을 찾은 이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았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 수석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 여야 원내대표 만남 시 부르면 대통령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은 당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순서’라고 명확히 얘기했다”며 “지금은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만남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원내대표는 공개 모두발언에서도 “일주일 뒤면 대통령 취임 1주년인데,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참 아쉬운 대목”이라며 “야당 대표와의 회동이 대화 복원이 출발이 되도록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각각 대통령과 당대표 취임 이후 한 번도 영수회담을 진행한 적이 없다. 이 대표가 취임 초부터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점을 박 원내대표가 한 번 더 짚은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 같다”며 “(임기) 초창기에 원내대표, 당 대표와 마포에서 소주 한잔하자고 했는데 그게 안 된 이후로 경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수석의 예방을 받은데 이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연이어 만나면서 릴레이 회동을 가졌다.
윤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마지막 1년이라도 국민께 희망과 신뢰를 드리는 성숙한 국회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했으며, 박 원내대표는 “긴밀히 협의하고 외연 확장 경쟁, 잘하기 경쟁을 통해 정치가 국민에 한발 더 다가가고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여야 대선) 공통 공약 가운데 쟁점 없는 것부터 합의해서 법안 만들어 처리하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신뢰가 생길 것”이라며 “그것이 더 큰 협상이나 협의로 나아갈 토대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윤 원내대표가 화답해 줘서 정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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