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가 달랐다. 3년 7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에 나선 임성재(25·CJ대한통운)가 다시 한 번 마법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임성재는 14일 경기 여주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나흘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임성재는 이준석(호주)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3억 원이다.
마치 3년 7개월 전 그날을 보는 듯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는 그의 마지막 KPGA 투어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던 문경준에 7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했지만 마지막 날에만 5타를 줄여 2타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날도 선두 최진호에 5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임성재의 우승은 쉽지 않아 보였다. 9일에 귀국했기에 시차 적응도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다. 6번(파4) 홀에서 약 3m의 파 퍼트를 놓쳐 첫 보기를 범한 그는 8번 홀(파3)에서도 3m 버디 퍼트를 놓친 뒤 비슷한 거리의 파 퍼트를 넣지 못해 또 1타를 잃었다.
9번 홀(파5) 버디로 바운스 백에 성공한 임성재의 쇼는 후반부터 시작됐다. 11번 홀(파4)에서 319야드의 티샷을 날려 버디를 잡은 그는 12번 홀(파5)에서는 세컨드 샷을 핀 3m 거리에 붙여 이글을 터뜨렸다. 13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핀 50㎝에 붙이는 정확한 샷으로 버디를 낚아 단숨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준석과의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갈렸다. 임성재의 세컨드 샷이 그린 주변 벙커에 빠졌다. 하지만 그는 PGA 투어 2승의 스타답게 핀 2m 안쪽에 붙이는 환상적인 벙커 샷을 선보인 뒤 깔끔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반면 이준석은 2온에도 불구하고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고개를 떨궜다.
임성재는 “전반에는 경기가 잘 안 풀려서 후반에 집중해 보자고 다짐했다”며 “12번 홀 이글로 탄 흐름이 이어져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며 “시차 문제로 힘들었지만 많은 갤러리 분들의 응원 속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황중곤과 한승수(미국)가 공동 3위(8언더파)에 오른 가운데 1타 차 단독 2위였던 윤상필이 3타를 잃고 단독 5위(7언더파)가 됐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진호는 5타를 잃어 단독 6위(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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