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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학·석·박사 과정 마친 만학도 ‘눈길’

52세 김동진 명화여행사 대표

'주경야독' 부경대서 박사학위 취득

일본어 통역안내사 자격증도 획득





9년 만에 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졸업장을 받아든 만학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부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동진(52·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씨는 최근 ‘COVID-19 위험지각이 가치, 만족, 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언택트관광지를 중심으로’란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는 43세의 늦은 나이로 2014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관광학과에 입학한 후, 부경대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을 거쳐 박사 과정에 도전한 지 9년 만에 얻은 성과다.

부경대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 때는 일본어 통역안내사 시험에 통과해 자격증을 거머쥐기도 했다. ‘흰여울문화마을의 선택속성이 만족에 미치는 영향’ ‘언택트 관광 동기가 관광 만족 및 SNS 구전 의도에 미치는 영향’ 등 4편의 학술논문은 다양한 학술지에 등재됐다.

김 씨는 생업에 종사하며 고단한 몸을 이끌고 학구열을 불태우는 순탄하지 않은 길을 굳세게 걸어 왔다. 마지막 받은 교육은 33년 전 고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를 마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김 씨는 26세의 젊은 나이에 언어도 통하지 않는 일본으로 홀연히 떠났다. 퇴근 후 지인의 권유로 틈틈이 배우던 일본어로 인한 학업 성취에 대한 갈증이 이유였다.



그는 일본에서의 월세와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건물 청소원, 영상물(비디오) 배달원, 소고기 전문점 점원, 중고시장 점원, 1톤 화물차 운전원, 자동차 세차원, 꽃 판매원 등의 일자리를 전진하며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일본 문화를 독학했다.

그러던 중 영국으로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일본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의 소통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영어 구사 능력에 대한 중요성 때문이다. 일본에서 알뜰하게 생활 자금을 모았지만 영국에서의 생활도 고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회전 초밥 주방 보조부터 도시락 배달원 등의 다양한 일자리를 얻어가며 어학 공부를 병행했다. 수면 시간은 하루 3시간에서 4시간 정도에 그쳤다. 그는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이 모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학업 성취에 대한 욕구를 끝내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는 귀국 후에도 배움의 끈을 계속 이어가게 된 원동력이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김 씨는 부산에서 명화여행사를 운영 중이다. 상호에는 그동안의 경험과 공부를 토대로 한 여행 설계를 통해 고객의 삶의 질을 높여주면서 한편의 명화 같은 여행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씨는 “배우고 익혔던 것들을 학생들에게 보다 알기 쉽게 전달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주체가 되는 일원으로서의 자부심을 통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근성을 일깨워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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