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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울갤' 방치된 사이…'자살 방조' 다른 갤러리로 퍼졌다

10대 극단적 선택 우려 알면서도

이용자들, 방법 알려주고 부추겨

관련 글 삭제 등 증거인멸 드러나

"법령 제정·강력한 처벌 등 필요"

본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함. 이미지투데이




경찰이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가 아닌 타(他) 갤러리에서 10대 학생에게 자살 방법을 알려주는 등 극단적 선택을 방치·방조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유도하는 자살 방조 사건이 다른 갤러리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벌에 처하는 등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B양 아버지 C씨는 ‘△△’ 아이디를 쓰는 신원미상 인물을 지난 4일 자살 방조 혐의로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현재 고소인 진술서를 토대로 피의자 특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B양은 최근 자택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검안서상 사인은 D가스 흡입에 따른 산소결핍질식사다. A갤러리에서 △△ 아이디를 쓰는 성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B양(아이디 ‘○○’)에게 극단적 선택 방법을 알려주었다는 게 C씨 주장이다. 특히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B양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근거로는 아이디 △△으로 A갤러리에 남긴 글·댓글 등을 제시했다. 아이디 △△은 ‘갈거면 가기 전에 댓글을 남겨주셈’이라거나 ‘유서에 나 적지 말아라’라는 글이나 댓글을 게재했다. B양이 사망한 당일에도 ‘진짜 죽은거냐’, ‘님 살음?’ 등 댓글도 달았다. 특히 ‘죽기 전에 죽는 방법에 대해 토의했다’거나 ‘자살 방법 내가 알려줬는데 진짜 사라질 줄인 몰랐다’는 식의 댓글도 남겼다. A갤러리의 다른 참여자가 B양 사망에 대해 묻자, ‘내가 보냈다’는 댓글도 달았다. 게다가 C씨는 △△ 아이디를 쓰는 이가 본인 게시글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C씨는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디시인사이드 내 갤러리 내에서는 미성년자·성인이 구분없이 질 낮은 수준의 소통을 하는 등 청소년 보호 기능이 전혀 없다”며 “디시인사이드 구조 자체가 제2의 또 제3의 우울증 갤러리를 만들기 좋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를 체포해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자살방조를 확산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자살 방조 예방 조치가 수사와 함께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살방조 사건이 해마다 10~20건 발생하고 있는데다, 극단적 선택 방법을 알려주는 등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좋지 않은 행태가 제대로 알려지기 어려워 암수범죄(드러나지 않은 범죄) 비율이 높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발생한 자살방조 사건은 22건에 이른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8~25건이 발생하는 등 해마다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정책사업본부장은 “우리 사회가 자살을 금기시하고, 개인 문제로 치부하고 있어 자산을 도피·외면하는 행태가 많다”며 “‘N번방’ 사건 같은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곧바로 심의해 처리하고 있으나 자살과 관련된 부분은 법적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소년의 경우, 계획에 따라 극단적 선택을 실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연령에 비해 충동적으로 이뤄진다”며 “우울증 갤러리 등 커뮤니티에서 몰지각한 어른들이 아이들의 극단적 선택을 방조하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는 만큼 이를 근절하고 일벌백계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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