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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에 돌려줄 보증금 모자라"…전세반환 신규대출, 1분기에만 1.6조 늘었다

작년 하반기 취급액의 80% 달해

3월 한달에만 5600억 대출 실행

아파트 전셋값 2년전보다 12%↓

하반기 '최악의 역전세난' 가능성

4월 23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전세금을 돌려줄 목적으로 임대인들이 받은 신규 대출이 올해 1분기에만 1조 6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내야만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할 수 있는 집주인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이 3월 한 달간 실행한 세입자퇴거조건부전세반환대출(전세퇴거자금대출)은 총 5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세퇴거자금대출은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목적으로 받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해 하반기 매월 3000억 원대였던 전세퇴거자금대출 신규 취급액은 올해 1월 4200억 원, 2월 6200억 원 등으로 올 들어 급증했다. 올해 들어 세 달 동안 신규 실행된 전세퇴거자금대출은 총 1조 5965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신규 전세퇴거자금대출액(2조 원)의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기존 전셋값보다 보증금이 낮아지는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보증금을 돌려주려면 돈을 더 빌려야 하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 대출마저도 못 받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최악의 ‘역전세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2021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 과열 속 전셋값도 덩달아 역대 최고로 치솟았는데 그해 체결된 전세 계약 2년 만기 시점이 올해 하반기이기 때문이다. 당시 대출 한도를 꽉 채워 ‘영끌’ 매매에 나섰던 집주인들로서는 추가 대출 여력이 없는 셈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KB부동산리뷰 5월호’를 통해 “전국 기준으로 전세 가격이 고점 대비 약 12% 하락했다”며 “인천의 경우 고점보다 17.3%나 하락해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대거 역전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점 대비 서울과 경기 지역 아파트 전세 가격 하락률도 각각 15.1%, 16.8%에 달했다.

실제로 임차인들 사이에서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미반환 공포’가 커지는 분위기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전국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3045건에 달했다. 전년 동월 대비 4배 치솟은 규모로 월별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두 달 연속 3000건을 넘어섰다. 임차권등기가 설정돼야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만큼 신청 수요가 급증한 모습이다.

정부가 역전세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지만 실효 있는 방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대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집주인에게는 가장 좋은 대책이기는 하지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은행의 건전성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년 동월 대비 0.09%포인트 상승한 0.2%로 그간 0.1%대였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0년 초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역전세 문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만연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도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여러 가지 현실적 한계나 부작용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어떤 방법이 최선일지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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