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 재단법인 엔에스아이 이사장은 25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과를 평가하며 “1964년 장기영 부총리의 수출지향 전략으로 수출 주도 개발 정책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장 전 부총리는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일보를 창간한 언론인으로 64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으로 입각했다. 재임 기간 동안 외자도입정책 주도와 금리현실화 등 한국 경제의 성장 기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시 경제 부총리를 역임한 강 이사장은 “장 부총리 시절 수입대체정책을 수출 주도 개발 정책으로 바꿨다”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기”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한국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60년 한국 경제 성장사를 전했다. 1961년 경제기획원 설립을 시작으로 62년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한 뒤 건전 재정 원칙과 실사구시 전략을 추구한 시절이었다. 강 이사장은 “64년 장기영 전 부총리 취임 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때부터 단일 환율제를 비롯해 수출 신용장을 제시하도록 해 필요 자금의 대출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섬유, 가발 등 수출 중소기업 수준을 대기업 성장 기반으로 전환시킨 시기라고도 했다.
이 같은 본격적인 경제 정책의 전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 가능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경제 분야만큼은 장 전 부총리에게 전권을 일임했다. 경제난국 속에 등장한 장기영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취임식에서 ‘물가를 때려잡고 저축을 늘릴 테니 6개월만 참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 약속대로 한국 경제는 장 전 부총리 재임하던 기간 중 고속성장 가도에 들어섰다. 경제기획원은 장 전 부총리가 서울경제신문·한국일보 발행인으로 복귀한 1967년 10월까지 한국 경제의 고속질주를 이끌었다.
강 이사장은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지원 시절도 회고 했다. 그는 “97년 11월 16일 캉드쉬 IMF 총재를 비밀리에 초청해 지원을 받았다”고 회고 했다. 캉드쉬 총재가 한국 정부 주도의 개혁을 주문하고 IMF는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는 점도 전했다. 그는 ”외환위기는 고통스러웠다"고 회고 했다. 부채비율이 500%가 넘었던 대기업은 100%로 조정해야 했다. 강 이사장은 “고통스러웠지만 그 덕분에 2008년 금융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위기는 지속적으로 한국 경제의 도전이었다. 미래에 대한 예방적 고민과 최선의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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