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 양국 상무장관이 만나 관계 해빙이 기대됐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중국이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제재하면서 고조되고 있는 긴장감이 양국 고위급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해소될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회담에서 자국 산업을 견제하는 상대 국가를 향해 우려를 표하며 설전을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러몬도 장관은 중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중국 정부의 제재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문제를 삼은 것은 지난 21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이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며 자국 중요 정보기술(IT) 인프라 운영자에게 제품 구매를 중단하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중국 공안 당국이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소,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 사무소 등을 강제 조사한 상황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측 주장에 맞서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경제·무역 정책, 반도체 정책, 수출 통제, 대외투자 심사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우려를 표했다”며 밝혔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함께 자국을 디커플링 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고 일본과 네덜란드 등에도 동참을 유도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 회담에도 양국은 “솔직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10~11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한데 이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냉각된 미·중 관계가 곧 해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왕 부장도 조만간 만나 미국의 대중국 고율관세 완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의 회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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