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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변해…'무상' 깨달으면 삶 편안해져"

서울 청룡암 원영 주지 스님 인터뷰

현실·일상에서 시련·고통 받을때

부처 가르침 꺼내 스스로 위로를

삶 똑바로 봐야 '마음의 고요' 찾아

방송프로 10년째 진행 '스타스님'

불교입문서 책 내…12번째 출간

공부 통해 마음 다스리는 기회되길

서울 성북구 청룡암의 7층 석탑 옆에서 원영 스님이 합장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미 기자




“불교 공부를 시작했다고 어느 날 갑자기 아주 행복해지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불교를 공부한다는 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삶을 똑바로 볼 수 있다면 나의 생각과 태도를 바꿀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인생은 달라집니다. 내 마음의 고요도 찾을 수 있죠.”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둔 25일 서울 성북구 청룡암에서 만난 원영 스님에게 불교를 공부하면 좋은 점을 묻자 “삶이 편안해진다”고 답했다.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답변에 스님은 불교의 ‘무상(無常)’ 개념을 빌려 부연했다. 원영 스님은 “인생이 무상하다고 하면 허망하고 부질없고,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무상의 본뜻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은 변한다, 즉 영원한 것은 없다는 의미”라며 “모든 것은 다 변한다는 이치를 이해한다면 어떤 고통도, 혹은 어떤 기쁨도 지나치게 괴로워하거나 기뻐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님의 말에 따르면 불교는 치열하고 바쁜 현대사회에 꼭 어울리는 종교이기도 하다. 그는 “불교에서 내려놓음을 자주 말하다 보니 마치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일종의 오해”라고 했다.

“불교는 세상의 이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하지, 열심히 살지 말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려 노력하는 일은 사실 어느 정도 욕망이 있어야 가능하죠. 다만 이때 세상을 보는 시각과 현실의 삶은 철저하게 구분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현실의 내가 아주 열심히 살았는데도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해 고통스럽다면 그때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꺼내 마음을 위로하면 됩니다. 분노가 치밀고 너무 속상해 죽을 것 같을 때 ‘무상’의 개념을 딱 꺼내 ‘이 또한 지나가는 일이니 이렇게까지 속상할 일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편안함을 되찾아가는 거죠.”

원영 스님. 사진 제공=불광미디어




이처럼 불교는 어렵지도 않고 세상사에 초연한 종교도 아니라고 말하는 원영 스님은 불교계의 스타 중 한 명이다. BBC불교방송 라디오의 주말 아침을 여는 프로그램 ‘좋은 아침 원영입니다’를 10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불교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꼭 본다는 TV 프로그램 ‘원영 스님의 불교대백과’를 2년여간 진행하며 대중들과 만나왔다. 조계종 직할 교구 공찰 청룡암의 주지 소임을 5년째 맡고 있는 그는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2011년)’를 시작으로 ‘삶이 지금 어딜 가느냐고 불러세웠다(2018년)’ ‘스님의 라이프 스타일(2019년)’ 등 번역서 포함 11권의 책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올해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두 번째 책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를 출간했다. 책은 불교인은 물론 불교가 어떤 종교인지 궁금한 비종교인을 독자로 두루 아우르는 ‘불교 입문서’다. 원영 스님은 “기존에 출간된 불교 서적은 감성에 호소하는 일종의 힐링 서적이거나 혹은 전문적인 종교 서적으로 양분돼 있었다”며 “불교를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권해줄 만큼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불교 교리를 담고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아 쓰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5월은 연중 불교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커지는 시간”이라며 “좀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불교 공부를 통해 삶이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출간일을 맞춰 보려고 애썼다”고 웃었다.

원영 스님은 “복잡한 현대사회에 종교가 있으면 기댈 곳이 생기므로 삶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27일 부처님오신날을 계기로 삼아 한 번씩 절에 들러보기를 권했다. 전국 모든 절이 그렇듯 청룡암도 부처님의 생신을 맞아 떠들썩한 잔치를 벌일 준비를 끝냈다.

“부처님이 태어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고 하셨습니다. 전자는 알아도 후자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온 세계가 다 고통스러우니 내 마땅히 그들을 편안히 하리라’는 의미죠. 부처님이 오신 좋은 날을 맞아 이날 하루만큼은 내 자신은 물론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리라는 마음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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