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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23] 글로벌 석학들 "첨단바이오 산학연정 혁신 생태계 구축을"

■바이오 성장전략 제시

의학·공학 등 융복합으로 기술 혁신

창의 펼치도록 실패용인 문화 중요

규제 완화·인재 양성 지원 촉구도

폴 류 미국 NIH 인간유전체연구소 부소장




게릿 스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 교수


“한국에서 실패를 용인하고 정부·기업·대학이 합심해야 첨단바이오에서 혁신을 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 한국을 방문했는데 대학이 바이오헬스 업계와 충분히 연결돼 있지 않았습니다.”(게릿 스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 교수 겸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서울경제신문이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를 주제로 31일과 6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23’에 참여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이 첨단바이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정병의 유기적 공조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톰 교수는 “한국이 바이오 의약품 제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혁신 신약 등 첨단바이오 연구와 사업화 과정에서 산학연정병의 유기적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 류 미국 국립보건원(NIH) 인간유전체연구소 부소장은 “NIH는 예산의 84% 이상을 (대학·연구소·기업 등) 외부 연구에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30만 명 이상의 연구자들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IH는 한국 정부가 올해 대학·연구소·기업에 지원하는 약 31조 원의 연구개발(R&D) 예산보다 갑절 이상을 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팬데믹 대비 항바이러스 프로그램(APP)’을 가동해 5년간 4조 5000억 원을 투자하고 ‘팬데믹예방감염병예방센터(AViDD) 프로그램’도 시행해 5년간 9개 연구센터에 76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탠퍼드대 AViDD를 이끄는 제프리 글렌 의대 교수는 “첨단바이오를 위한 NIH의 R&D 지원이 많다”며 “미국 의대는 의학뿐 아니라 화학·공학을 통합하고 기술 상용화 노력을 펼치는 의사과학자를 대거 양성한다”고 전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첨단바이오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이 빨리 이 물결에 올라타야 선도국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롤런드 일링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의료책임자 겸 국제공공부문 보건담당 이사는 “클라우드 컴퓨팅 덕분에 첨단바이오 분야는 지금 퀀텀점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 이사회 의장은 “의학에 공학 등을 본격 융합하면 대면 의료는 물론 원격의료를 빠르게 발전시킬 것”이라며 “재료와 약물, 혁신 기기와 장비 개발, 친환경 식품 설계까지 시너지 효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 학장은 “세계적으로 의료 접근성 문제가 대두되고 지방에서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융복합 기술은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이 의학과 공학 등 융합, 의사의 R&D 병행, 의사과학자 양성, 산학연병정의 혁신 생태계를 꾀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지 소퍼 이스라엘 알파타우메디컬 CEO




밍 다오 미국 MIT 나노기계연구소장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 학장


롤런드 일링 미국 AWS 최고의료책임자


해외 전문가들은 첨단바이오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창의·융합 교육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한파인 모르데카이 셰베스 전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부총장 겸 YEDA 의장은 “혁신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기본은 어려서부터 호기심과 독립적 사고를 함양하는 양질의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레시 의장은 “한국에서도 각 부처와 기관, 대학에서 (과학기술과 인문학 등의) 융합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규제 혁신과 인재 양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학교수는 “싱가포르에서는 글로벌 인재들을 파격적으로 대우해 모든 노하우를 털어놓게 만든다”며 “한국이 첨단바이오 육성을 통해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핵심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지 소퍼 이스라엘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이스라엘처럼 첨단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고학력 인구를 잘 갖추고 있다”며 “다만 한국은 의료 분야 신기술 승인에 규제 절차가 엄격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뤄지던 전화 상담 등 제한적인 원격진료마저 표류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숀 파텔 미국 리액트뉴로 CEO는 “첨단 R&D에 강한 집중력을 가진 한국이 혁신 솔루션을 내놓는 데 국가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며 “기술 수준도 높아 바이오 산업에서 잠재력을 터트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 밍 다오 매사추세츠공대(MIT) 나노기계연구소장은 “그린 바이오와 화이트 바이오를 혁신하면 기후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전통 레드 바이오 외에 그린·화이트 바이오 육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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