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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큐라티스, 수요예측 참패…공모가 '반토막'에도 상장 강행

기관투자가 94.7%가 하단가 미만 주문

자본잠식, 고객사와의 법적 분쟁 등 영향

2025년 백신 개발 완료 위해 상장 강행

공모규모 감소로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 ↑

신영·대신證, 공모가 확정 연기에 비판도





백신 개발 기업 큐라티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참패해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보다 38% 낮은 금액으로 확정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큐라티스로서는 결핵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확보하기 위해 공모 규모 축소에도 기업공개(IPO)를 강행할 방침이다.

큐라티스는 지난달 30~31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벌인 결과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6500원)보다 2500원 낮은 4000원에 확정했다고 2일 공시했다. 최종 공모액은 140억 원이다. 당초 최대 28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큐라티스의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435개 기관이 참여해 52.8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 중 94.71%(412곳)가 공모가 하단 미만에 주문을 써내며 냉랭한 투심을 보였다. 큐라티스는 오는 5일과 7일 일반 청약을 진행해 이달 중순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큐라티스의 흥행 실패는 적자가 해를 거듭해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요 수주처와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는 불안정한 경영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큐라티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15억 원으로 전년(170억 원) 대비 45억 원 늘었다. 올 1분기말 자기자본은 -305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자본잠식률 100%)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3년 전 백신 개발 전 매출 확보를 위해 시작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고객사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가 위탁개발 일정 지연을 이유로 지난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는 큐라티스의 CDMO 누적 수주액(84억 원)의 약 78%(66억 원)을 차지하는 핵심 수주처다.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이 42.77%로 높아 상장일 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흥행 저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큐라티스가 개발하고 있는 결핵 백신 ‘QTP101’의 매출 실현 기대 시점이 2025년이라는 점이다.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역시 대부분 QTP101의 임상 2상 및 3상 진행을 위해 사용한다. 큐라티스 입장에서는 이번 IPO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연구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인 셈이다. 큐라티스는 전환사채(약 116억 원)와 전환우선주(391억 원) 보유 투자자로부터 상장 후 보통주 전환을 약속 받았는데 해당 자금과 공모 자금을 더해 자본잠식 상황에서 탈피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모액이 대폭 줄면서 향후 유상증자 등 추가 자금 조달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다. 앞서 큐라티스는 2024년까지 195억 원을 QTP101 임상 진행에 사용할 것이라 밝혔지만 최종적으로는 올 해까지 117억 원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는 “성인 및 청소년용 QTP101 임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2025년 세계 최초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큐라티스가 제시한 2025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1062억 원, 영업이익 482억 원, 순이익 472억 원이다.

한편 대신증권(003540)과 함께 큐라티스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은 신영증권(001720)은 수요예측 2연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지난달 신영증권이 단독 주관한 와인유통사 나라셀라(405920)는 수요예측 때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에 확정했고, 일반 청약에서도 4.84 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상장 주관사단은 수요예측 결과를 전날 공시할 예정이었다가 이날로 하루 연기하기도 했다. 수요예측 결과가 예상보다 훨씬 나쁘게 나오자 회사 측과 의견 조율이 길어진 때문으로 전해졌지만 기관 등 투자가들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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