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타인에게 양육을 추천하려는 의향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반려동물 진료비로 지출한 금액이 78만 7000원으로 2년 전에 비해 70% 가까이 급증하는 등 양육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발간했다. 격년으로 발간되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552만 가구로 2년 전인 2020년 말(536만 가구)보다 2.8% 증가했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 수의 4분의 1(25.7%)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이 중 반려견 가구가 71.4%, 반려묘 가구는 27.1%로 반려견 가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반려견 수는 473만 마리, 반려묘는 239만 마리였다.
올해 조사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양육 만족도는 67.3%로 2년 전보다 5.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타인에게 양육을 추천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추천하겠다는 응답은 41.9%로 2년 전과 비교해 4.6%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반려 가구의 33.6%는 현재 키우는 반려동물을 지인을 통해 입양했다. 일반 애견센터(14%), 복합 매장(9.1%), 전문 브리더(3.5%)를 통해 분양받은 경우도 10가구 중 약 3가구에 달했다.
진료비와 치료비를 제외한 순수 양육비는 월평균 15만 4000원으로 2021년보다 1만 4000원 증가했다. 또 최근 2년간 치료비 지출 규모는 78만 7000원으로 2년 전인 46만 8000원에서 31만 9000원(68.2%)이나 늘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펫로스’ 가구는 전체 반려 가구의 43.3%를 차지했으며 장례 비용은 평균 38만 원이었다. 현행법상 반려동물 매장은 불법이지만 반려 가구의 절반 이상(58.7%)이 땅에 직접 매장했다고 응답했다.
한편 반려 가구 10가구 중 9가구는 일명 펫보험이라고 불리는 ‘반려동물보험’을 알고 있었다. 2년 전(39.1%)에 비해 인지도가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11.9%에 불과했다. 팻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는 보험료 부담이 크고(48.4%), 보장 범위가 좁고(44.2%), 보장 금액이 적기 때문(23.3%)라고 답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