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내 혼인 건수가 700만 건을 밑돌면서 3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2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분기별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683만3000건이었다. 1986년 발표를 시작한 이후로 최저다. 1년 전보다 10.5% 급감한 수치로, 9년 전에 비하면 거의 절반(49.3%)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혼인 건수가 줄어든 이유로 △출생 인구 감소 △평균초혼 연령 상승 △결혼 가능 인구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성비 불균형 △빈부격차로 인한 결혼 비용 부담 상승 등을 꼽았다.
실제 중국은 1987년 이후 출생 인구가 줄어들면서 결혼 적령기 인구 자체가 적어졌다. 또 2020년 중국 초혼 연령은 28.67세로, 2010년 평균 초혼 연령인 24.89세보다 3.78세 늦춰지면서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지난해 1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구가족부 양진뤼 부국장은 "1990년대 이후 도시에서 성장하고 일하며 교육 기간이 길고 취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결혼과 육아가 지연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광둥성 정부 참사실 특별 연구원인 둥위정은 비혼 인구 증가의 원인으로 결혼 비용 상승을 짚었다. 중국의 경우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지참금' 차이리'를 보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차이리’는 보통 억대에 달한다. 최근 ‘차이리’를 18억원 상당에 달하는 금액까지 전달한 사례가 전해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국의 빈부격차가 가속화되면서 거액의 결혼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저소득층 남성의 결혼 의지가 꺾이고 있다. 세계소득불평등데이터베이스(SWIID) 자료에 따르면 중국 지니계수(불평등 지수)는 42.1로 선진국 평균(33.8)은 물론 러시아·아르헨티나·브라질 같은 중진국 평균(40.5)보다 높다.
소득 대비 집값(PIR: Rrices Index Rate)도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이 상하이는 46.6년으로 세계 주요 도시 중 가장 길다. 그 다음 순위는 베이징(45.8년)이 차지했다. 15위인 서울(30.8년)과도 비교했을 때도 압도적으로 길다.
중국의 성비불균형은 차이리 폐단을 더욱 부추겼다. 남아선호사상에 한 자녀 정책이 더해져 낙태가 일상화되면서 중국의 전체 인구 성비는 105.07명(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이다.
한편 중국 인구는 지난해 말 14억1175만명으로 1년 전보다 85만명 줄면서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 감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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