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을 위해 출제된다는 ‘수능 킬러문항’을 없앤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침에 사교육계와 학부모들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사교육 경감 대책’의 하나로 학원 도움을 받아야 풀 수 있는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3월 발표한 수능 시행 계획에서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킬러문항이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킬러문항은 초고난도 문제를 뜻하는 말로, 오답률이 90% 이상인 문제들을 말한다. 킬러문항은 현직 교사나 교수들조차 틀릴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했다. 이를 두고 당시 현직 교사나 교수들은 고등학생들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했다. 킬러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개념을 완벽히 이해한 후 고난도 문항에 대한 반복적인 훈련과 함께 정확하게 푸는 연습이 수반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킬러문항을 맞추기 위해서 학생들은 학원과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다. 등급을 가르는 문항인 킬러문항을 꼭 맞춰야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사교육에 더욱더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킬러문항을 없애 공교육을 살린다는 취지다.
킬러문항을 없애면 변별력은?
킬러문항 폐지가 사교육을 근절시킬지는 의문이다. 수능 출제 기관은 한국교육평가원은 “매년 수능을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풀 수 있는 수준으로 냈다”고 밝혔다. 어디까지가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대통령이 공교육 바깥에서 출제되는 ‘킬러 문항 금지’를 명령한 만큼 출제진들은 쉬운 수능을 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쉬운 수능은 수능등급과 표준점수가 상향평준화 되면서 입시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변별력이 사라진 수능은 불확실성을 키우게 되고 진학정보를 얻기 위한 사교육 시장으로 발길이 몰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교육 해결책은?
전문가들은 궁극적인 사교육 경감을 위해서는 대입 경쟁구조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 문제는 입시 정책의 문제이고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경쟁이라는 기본적인 구도에서 대학이 서열화 된 점, 그 서열화된 대학과 좋은 일자리, 높은 연봉이 연결되는 구조이므로 입시 제도와 사회 구조의 체질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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