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003280)을 비롯한 국내 해운사들의 주가가 27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경기 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건화물선(벌크선)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경기 침체 우려에 약세를 보였던 해운주가 모처럼 힘을 받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3시 20분 유가증권시장에서 흥아해운 주가는 전일 대비 12.47% 오른 212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흥아해운 주가는 2000원대를 회복한 뒤 장중 한때 전일보다 23.07% 오른 232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흥아해운 주가는 이달 들어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 21일 52주를 신고가(2370원)를 경신한 이후 차익매물이 쏟아졌다. 3거래일 연속 상승폭을 반납했던 흥아해운은 이날 반등하며 2000원선을 되찾았다.
대한해운(005880)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대한해운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9.10% 오른 2190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현재 2080원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HMM(011200), 팬오션(028670), KSS해운(044450) 등도 모두 전 거래일보다 2~4% 오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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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10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고 약 1조 위안(178조 80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부양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한동안 약세를 보이던 해상 운임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주가 반등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코로나19로 인한 선박 공급 부족 속 물동량 증가로 지난해 1월 5109.6까지 폭등했다.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900선까지 밀렸다가 지난 2일 1000선(1028.7)을 회복했다.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 지수도 올 2월 530까지 급락했다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1000를 웃돌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정부도 팔을 걷어부쳤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5000억 원 규모의 '해운산업 위기대응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국적선사의 구조조정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펀드다. 해수부는 향후 국적선사 투자 수요와 민간 투자 유치 실적에 맞춰 펀드 규모를 최대 1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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