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가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동 지역 최대 우방이지만, 재집권 6개월이 지나도록 백악관의 초청을 받지 못하자 중국을 먼저 찾는 것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7일 성명을 내 “네타냐후 총리가 중국의 초청으로 방중한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통산 4번째 중국 방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심 우방인 미국과도 이 문제를 공유해왔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자국을 방문한 미 의회 대표단과 만나 방중 계획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달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 등 고위급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네타냐후 총리가 시 주석을 만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도와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방중 계획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소식은 없다“면서도 ”중국은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교류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스라엘과 함께 노력해 양국의 혁신적이고 전면적인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동할 것“고 말했다.
이번 방문을 두고 이스라엘이 미국에 다양한 외교적 옵션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초강경 우파 정부가 시도하는 사법부 무력화와 유대인 불법 정착촌 확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한 외교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외) 다른 국가와도 외교 채널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중국에 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에서 중국의 존재감도 주목을 끌 전망이다. 시 주석은 이달 중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국빈 자격으로 초청해 중국과 팔레스타인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네타냐후가 다음 달 방중하면 한 달 사이 두 정상과 연달아 회담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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