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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에 물도 맘대로 못마셔…여름에 더 괴로운 '이 병' [헬시타임]

■김진숙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전문의와 적정 수분 섭취량 상의

칼륨 많은 수박 등 과일도 피해야

꼬마 판다 푸바오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얼음바위 '쿨드락' 위에 누워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 제공=에버랜드




습도가 높고 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엘리뇨 현상 등으로 예년보다 더울 확률이 50%에 달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인체가 더위를 느끼면 뇌의 시상하부는 체온을 끌어 내리기 위해 체온조절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류량을 늘리고 땀을 배출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신체 다른 부위에 공급되는 혈액량은 부족해진다. 여름에 식욕이 없고 소화기능이 약해지며 소변량이 줄어드는 건 이 같은 신체 변화와 관련이 있다. 체내 수분 손실량이 많아지고 갈증이 쉽게 가시지 않다 보니 물과 각종 음료 섭취량도 평소보다 늘어난다.

그에 반해 무더위에도 건강을 생각해 마음껏 수분을 보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만성 신부전 환자다. 김진숙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소변량이 줄었거나 투석을 받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경우 수분을 과다 섭취하면 부종이 발생하고 체중이 늘어 투석이 원활하지 않거나 폐 또는 심장에 물이 찰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무조건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오히려 탈수로 인한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함께 만성 신부전 단계와 소변량 등을 살펴보고 적정 수분 섭취량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숙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서울경제신문에 만성 신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희대병원




단순히 음료 뿐 아니라 과일을 섭취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수박, 참외, 바나나 등은 칼륨이 풍부하다. 신장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칼륨을 원활하게 배출해 체내 적정 칼륨 농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칼륨 배출이 어려우므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김 교수는 “칼륨이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체내에 쌓이면 부정맥, 심장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일을 먹고 싶다면 한번에 많이 먹기 보다는 매끼 조금씩 나눠 섭취하기를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신부전 환자에게 운동과 식이요법은 당뇨, 고혈압 등 동반 질환 관리와 함께 필수적인 요소다.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고 있다면 외부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급격히 떨어져 있는 면역저하 상태이기 때문에 몸을 긁거나 상처가 나는 상황도 최소화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음식, 벌레 등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만성 신부전은 평생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환자 본인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적절한 치료와 함께 일상생활 속 주의사항을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면 건강한 여름나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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